아파트 팔고 5개월 뒤 누수됐다는 연락…수리비, 제가 책임져야 하나요?
아파트 팔고 5개월 뒤 누수됐다는 연락…수리비, 제가 책임져야 하나요?
이사 전까지 문제없다 새로 생긴 천장 자국…업체는 보일러 배관 문제 추정

아파트 매도 후 발생한 누수는 매수인이 매매 시점의 하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5개월 전 아파트를 매도한 A씨는 최근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아파트를 산 새 집주인 B씨로부터 "아랫집에 누수가 발생했으니 하자담보책임을 지라"는 요구였다.
A씨가 살던 4년 동안, 그리고 이사하는 날까지 아랫집으로부터 누수와 관련한 어떤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그런데 이사한 지 5개월이 지나서 터진 누수, 과연 전 집주인인 A씨가 책임져야 할까?
이사 5개월 뒤 터진 누수…과거 흔적과 다른 '새로운 자국'
A씨는 2021년 8월 전세를 낀 아파트를 매수했고, 2022년 8월 직접 입주했다. 입주 직후 아랫집에서 누수가 의심된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벽면에 누수 자국이 있었다.
당시 A씨에게 집을 팔았던 전 집주인은 "2017년 입주할 때 누수가 있어 화장실 인테리어를 하며 방수공사를 했고, 아랫집의 누수 자국은 그때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가 B씨에게 집을 매도한 2026년 2월까지 약 4년간 아랫집에서 누수 관련 민원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B씨가 이사 온 지 5개월 만인 2026년 7월, 아랫집에서 다시 누수 문제를 제기했다.
기존 누수 자국은 그대로였지만, 천장에 새로운 자국이 생겼다는 것이다. 현장을 확인한 누수 업체는 화장실 누수보다는 보일러 배관 문제일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B씨는 매도인인 A씨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묻고 나선 상황이다.
"책임 단정 어렵다"…핵심은 '하자 발생 시점'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변호사들은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매 당시 이미 존재했던 하자'에 대해서만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매 목적물을 인도할 당시에 이미 존재했던 하자에 대해서만 인정된다"며 "이사 5개월이 지난 시점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되는 새 누수가 나타났다면, 인도 이후 발생한 하자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책임을 주장하는 매수인 B씨가 하자의 존재와 발생 시점을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 역시 "누수의 원인 및 발생 시기에 대한 입증을 매수인이 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과거 누수 이력과 이번 누수는 별개…'원인 규명'이 우선
A씨가 과거 누수 흔적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법률사무소 일로 채민수 변호사는 "매수인은 이를 근거로 기존 하자를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수 변호사들은 과거 화장실 누수와 이번 보일러 배관 추정 누수는 별개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법무법인 태림 윤현수 변호사는 "과거 하자와 현재 누수가 동일한 원인인지부터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인이 다르다면 과거 이력이 현재 누수 책임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변호사들은 섣불리 책임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책임을 먼저 인정하지 말고, 원인이 매도 전 하자라는 점이 입증되는지 보겠다고 서면으로 대응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와이 김인규 변호사 역시 "현재 발생한 누수의 원인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감정이나 누수업체의 점검 결과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 매수인은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