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교인 집으로 유인해 강간한 교회 집사⋯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지적장애 교인 집으로 유인해 강간한 교회 집사⋯항소심서 징역 3년 6개월로 감형
1심 "피해자에 책임 전가 등 2차 가해" 징역 6년 선고
2심 "2000만 원 합의 및 처벌불원 참작" 형량 줄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적장애가 있는 같은 교회 교인을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강간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고 처벌 불원 의사를 받아낸 점을 주요 감형 사유로 판단했다.
"집 구경시켜 주겠다"며 경로 이탈해 범행
경남 하동군의 한 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하며 성도들의 차량 운행 봉사를 하던 A씨는 피해자 D씨(23세·여)가 심한 지적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2023년 12월 3일 주일 오전 예배를 마친 뒤, A씨는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는 척하며 자신의 주거지인 전남 광양시로 차량 경로를 임의로 변경했다. 당시 A씨의 아내는 교회에 남아 있어 집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A씨는 조수석에 홀로 남은 피해자에게 "집을 구경시켜 주겠다"며 하차를 유도했고, 들어가기를 거부하는 피해자를 억지로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이후 거부 의사를 밝히는 피해자의 양 손목을 붙잡아 반항을 억압한 뒤 강간했다.

1심 재판부 "장애 악용하고 피해자에 책임 전가해" 질타
사건을 맡은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장애인강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성범죄에 취약한 지적 장애인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악용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먼저 가슴을 보여주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가족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피해자의 잘못을 운운하는 등 전형적인 2차 가해를 저질렀다며 엄벌의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역시 서툰 글씨로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했고, 피해자의 부친도 자책감을 토로하며 처벌을 요구한 상태였다.
항소심서 2000만 원 지급 후 합의⋯절반 가까이 감형
하지만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광주고등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의 형량을 징역 3년 6개월로 낮췄다.
재판부는 감형의 가장 큰 이유로 '합의'를 들었다. 항소심에 이르러 A씨가 피해자 측에 2000만 원을 지급하며 원만히 합의했고, 이에 따라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 새롭게 고려할 양형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도 유리한 정상으로 함께 참작해 이같이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