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40년 봉사했으니,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VS 아내 “이혼은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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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40년 봉사했으니,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어” VS 아내 “이혼은 절대 안 돼”

2023. 06. 19 14: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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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중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유책이 인정되기 어렵다면, ‘파탄주의’ 판결 가능성에 신경 써야

이혼 막으려면 혼인 생활 이어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 애정, 회복 의지 보여줘야

가진 재산을 절반씩 나눠 갖고 서로가 자유롭게 살자며 이혼을 청구한 남편 A씨. 법원은 이 이혼을 허용할까? /셔터스톡

결혼 생활한 지 40년 된 시점에서 남편 A씨가 “이제는 자유롭게 살고 싶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평생을 공무원으로 성실히 일하고 은퇴한 지 10년이 지난 A씨. 그는 은퇴 후엔 그동안 모아 놓은 돈으로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도 즐길 것을 꿈꾸며 열심히 달려왔지만, 막상 은퇴하고 보니 그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졌다. 아내 B씨가 모든 재산권을 움켜쥐고, 노후 준비를 이유로 남편 임의로 돈 쓰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일이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난 A씨는 결국 2년 전에 집을 나와, 월셋집에서 자기의 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다. “40년을 가족에 봉사하며 살았는데, 이제 남은 세월은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게 집 나온 그의 변이다.


70대로 접어든 A씨는 더 늙기 전에 그동안 자기가 벌어 놓은 재산도 분할 해 원하는 것에 사용하고 싶다. 그래서 며칠 전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아내 B씨는 이혼을 거부한다. 이혼으로 재산을 분할 하면 큰 손실이 발생한다는 게 주된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B씨는 어떻게 하면 남편의 이혼소송을 기각시킬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부부 가운데 어느 한쪽의 일방적 유책 인정하기 어려워…이혼 청구 기각 가능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남편 A씨와 아내 B씨 가운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유책이 인정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따라서 아내 B씨가 자신의 유책을 방어하면서 남편의 유책을 적극 주장한다면, 남편의 이혼 청구를 기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인헌 박선하 변호사는 “남편과 아내, 두 사람 모두 아주 일방적인 유책 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가정법원이 채택하고 있는 유책주의에 따른 이혼은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는 “남편이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이유로 집을 나가 연금 전액을 사용하고, 다른 재산도 사용하려는 목적으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 원고인 남편이 가족을 유기하고 집을 나가 별거하는 유책배우자가 되기에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어 “상대방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 사건에서는 단지 원고가 이혼을 원한다는 사정만으로 이혼 판결이 나지는 않으며, 원고가 피고의 유책과 그 증거를 원고가 제출해야 이혼 판결이 난다”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위픽 이민재 변호사는 “남편 A씨는 아내가 유책배우자이고, 이 때문에 부부가 별거하는 등 혼인 관계가 실질적인 파탄해 민법이 규정한 이혼 사유 중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혼소송을 제기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B씨는 남편이 제시한 유책 사유들을 반박하고, 오히려 남편이 유책배우자(배우자의 부당한 유기, 부당한 대우 등)임을 입증한다면 성공적으로 이혼소송을 기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이혼을 기각시키려면 재결합을 위한 노력이나 원고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

그렇다고 해서 이혼 판결 가능성이 모두 사라진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칫 혼인 파탄에 따른 이혼 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용기 박예지 변호사는 “남편은 아내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되었다고, 장기간의 별거로 실질적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된 상태라고 주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변호사는 “따라서 B씨는 남편이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거나, 아내에게는 혼인 파탄 사유가 없다는 등으로 적극적으로 방어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러면서 그는 “별거 기간과 아내가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고순례 변호사는 “피고인 B씨 입장에서는 ‘이혼 사유가 없다’는 주장만 해서는 안 되고, 재결합을 위한 노력이나 원고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며 “이는 파탄주의에 따른 이혼 판결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박선하 변호사도 “아내 B씨가 이혼 기각을 원한다면 ‘이혼으로 자산을 분배하면 손실’이라는 식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원고인 남편과 혼인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 애정, 회복 의지 등을 보여주라”고 권했다.


그는 “우리 가정법원은 일단은 유책주의 원칙을 택하되, 40년씩 결혼생활을 하시 자녀도 모두 성인이라면 당사자의 의사나 혼인파탄 여부를 고려해 결정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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