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면접교섭 (1) 원칙과 기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우리 아이를 위한 최선의 면접교섭 (1) 원칙과 기준

2021. 06. 29 11:02 작성2021. 06. 29 11:30 수정
임수희 부장판사의 썸네일 이미지
sooheelim@scourt.g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면접교섭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기본적인 원칙은 바로 '면접교섭은 아이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를 잊지 않는 것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판사님, 그럼 대체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우리도 나름대로 의논을 해서 이렇게 정한 거라고요!"


협의이혼의사확인을 진행하다가 종종 듣는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정실에서나 법정에서도 드물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협의이혼의사확인을 받으러 와서, 또는 이혼 조정이나 이혼 재판을 하러 와서 왜 당사자가 판사에게 저런 말을 하게 되는 걸까요?


미성년자녀가 없는 부부가 이혼을 할 때, 즉 아이가 아예 없거나 혹은 아이가 있더라도 모두 성년이 되어버리고 난 부모가 이혼을 할 때는 저런 장면이 생길 일이 거의 없습니다. 부부끼리의 문제만, 즉 이혼 여부 및 이혼에 관련된 위자료, 재산분할 문제만 정하면 되니까요. 합의가 되면 합의대로 협의이혼이나 이혼 조정을 하고, 합의가 안 되면 재판을 통해서 정하면 됩니다.


그러나 미성년자녀를 둔 부모가 이혼을 하려고 하면, 부부 간의 이혼 문제뿐만 아니라 이혼 후 자녀의 양육 문제까지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즉 민법 제837조, 제843조에 따라서,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당사자는 미성년자녀의 이혼 후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의'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그 협의가 '자녀의 복리(福利)'에 부합하는지 법원의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위 양육사항에는 '양육자의 결정'뿐만 아니라, '면접교섭'과 '양육비'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고, 나아가 그 내용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해야 합니다.


만일 양육협의를 하지 않거나, 양육협의를 했더라도 위 세 가지 필수요소가 전부 포함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그 내용이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지 않은 경우에는 법원으로부터 보정권고를 받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이 직권으로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는 양육사항을 정하게 되기도 합니다. 보정권고를 받는다는 말은, 양육협의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다시 양육사항을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게 도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이혼 절차 중에 이혼 후 미성년자녀의 양육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법원이 개입을 하다 보면, 그 부모가 "그럼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라고 법원에 묻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는 거지요.


법원에서는 이와 같이 미성년자녀를 두고 이혼하려는 부모들의 양육협의를 돕기 위해, 우선 첫째로, 이혼 부모교육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녀양육안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실질은 이혼에 관한 부모교육입니다. 그 내용은 앞서 말씀드린 이혼 부모의 양육협의 및 이혼 후 양육사항에 관한 것으로, 이혼부모는 누구나 법원의 안내에 따라 받을 수 있습니다.


부모 홈페이지는 이혼 과정에서 자녀를 보호하고, 좋은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고자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부모 홈페이지 캡처


두 번째로는, 법원이 공식적으로 개설한 '부모 홈페이지'에 필요한 자료를 게시해 두었는데('부모 홈페이지'는 구글이나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 '부모 홈페이지'라고 검색어를 입력하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위 사이트를 통해서 적법한 양육협의 및 양육사항의 도출을 하는 데에 도움은 물론, 실제 이혼 후 자녀양육에도 도움 되는 여러 가지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법원의 이혼 부모교육에서 교재로 쓰이는 부모교육 동영상 2편[1편은 '부모', 2편은 '면접교섭']도 모두 공개적으로 게시해 놓았고, 면접교섭의 구체적 방법과 준수사항을 제시해 주는 '면접교섭 가이드북'과 양육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한 '양육비 산정 기준표'도 수록되어 있어 매우 유용합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 일어, 베트남어, 필리핀어로도 제공되고 있으니, 다문화가정 부모님들도 꼭 보시면 좋겠습니다.


위 자료는 단지 참고하면 좋은 자료가 아니라 꼭 참고해야 할 자료라고, 현직 판사로서 감히 단언해서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위 자료에서 제공되는 정보와 지식에 기초해서 이혼 후 양육사항에 관해 양육협의를 하고 그 결과를 법원에 제출하면 이혼 절차가 효율적이고 순탄하게 진행될 수 있을 테니까요.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특히 변호사님들께서도 위 자료의 내용을 꼭 먼저 보시고서 의뢰인들에게도 소개하면서 이혼 절차를 안내하신다면 미성년자녀를 두고 이혼하려는 의뢰인들의 법적 조력은 물론, 그 자녀들의 복리를 도모하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부모님들이 이혼에 앞서 부모교육을 받고 자료도 찾아보지만, 그래도 역시 내 아이에 관해 구체적으로 양육사항을 정하는 것, 특히 면접교섭에 관해 정하는 것, 그것을 이제는 헤어질 배우자와 협의해서 정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서두에 드린 말씀, "판사님,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는 결코 아무런 공부나 고민을 안 한 부모님들이 하셨던 말씀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나면서부터 부모가 아니라 자녀를 키워가면서 부모가 되어가고요. 이혼도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는, 아픔과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알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혼 과정을 겪어 나가며 배워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는 말이 나올 때, '내가 최선을 다했지만 가로막힌 상황에 처한 것 같아 답답하고 좌절스럽다'는 것 보다는, '그래도 내가 다시 한번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질문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칭찬하며 찬찬히 방법을 찾아나가 보자'는 뜻의 질문으로서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도 그러한 분들에게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요. 그래서 면접교섭에 있어서 일반적인 원칙과 기준에 대해서 이번 글에서 다루고 이후에서는 몇 편으로 나누어, 일반적인 방법과 자녀의 연령별로 면접교섭의 구체적인 방법을 말씀드려 보려고 합니다.


우선, 면접교섭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고도 기본적인 원칙은 바로, '면접교섭은 아이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면접교섭의 기준도 바로, '아이의 복리를 기준에 놓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서 다소 실망스러우시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이 너무나 당연한 원칙과 기준을 우리는 종종 잊어버립니다. 때로는 일부러 무시하기도 합니다. 상대부모에 대한 미움, 증오, 환멸 등 부정적 감정이 때로 우리의 눈을 흐리고 마음을 꽁꽁 묶어 버릴 때, 우리는 아이를 보지 못하게 되거나 일부러 옆으로 아이를 밀쳐놓게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자. 그러나 생각해 봅시다. 이혼 후에 미성년자녀를 데리고 살면서 키우는 부모가 있고, 한 집에 살지 못하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야 하는 부모가 있습니다. 후자의 부모가 자녀와 만나는 것을 우리 법은 '면접교섭'이라는 용어로 규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봅시다. 자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로부터 잘 양육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양육은 부모의 의무이지 부모의 권리가 아닙니다. 양육은 자녀의 부모에 대한 권리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양육을 잘 받을 권리가 있고, 그것은 결국 엄마의 양육과 아빠의 양육을 모두 잘 받을 권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만약 자녀의 엄마와 아빠가 혼인 중에 있어서 동거하는 관계에 있다면 그 자녀는 한 집에서 자연스럽게 엄마의 양육과 아빠의 양육을 함께 받게 될 겁니다.


그러나 어떤 아이의 부모가 혼인관계가 아니라면 또는 여하한 이유로 엄마와 아빠가 동거하지 않는 관계에 있다면 결국 아이를 집에 데리고 살면서 돌보는 쪽 부모와 따로 살면서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부모가 나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양쪽 부모 모두의 적정한 양육이 보장되게 하기 위해서, 따로 사는 쪽의 부모도 아이에게 제공해야 할 또는 해야 할 양육의무를 다하기 위해 하는 것이 바로 '면접교섭'입니다.


물론 따로 살면서 비용을 제공하는, 즉 양육비를 제공하는 것도 양육의무를 이행하는 방법이긴 하지만,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택일이 아니라 둘 다 해야 하는 것입니다. 즉 아이와 함께 동거하는 부모든 동거하지 않는 부모든 반드시 함께 양육의무를 다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육의무를 '분담'해야 하는데,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바로 '양육비'이고, '(양육)시간'을 분담하는 것이 바로 '면접교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동거친이라도, 돈만 댄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양육시간을 아이에게 필요하고도 충분한 만큼 분담해서 제공해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엄마만 또는 아빠만, 즉 한쪽 부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원래 없는 것과, 있는데 단절되거나 손상된 것은 다릅니다). 이것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동거친이라 하더라도, '내가 양육비 필요 없다' 또는 '나 혼자 키우겠다, 안 만나도 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양육비는 제공되어야 하고, 아이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다른 한쪽 부모의 양육시간의 제공도 이루어져야 합니다. 동거친은 오히려 그것이 원활하게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면접교섭에 있어서 원칙도 아이, 기준도 아이라는 말, 즉 면접교섭을 하는 이유는 아이를 위해서 하는 것이고 면접교섭에 있어서 기준도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는 것입니다.


현실에 있어서 실제로는 이 원칙과 기준이 무너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키우는 쪽의 부모의 경우, 아이에게는 다른 한쪽 부모와의 양육시간도 평온하고 안정적으로 보장되어야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① 자기가 싫어서 상대부모와 아이 간의 만남자체를 꺼리거나 연락 또는 만남을 방해하는 경우, ② 단지 양육비 받을 방편으로만 아이를 상대부모에게 보내는 경우(양육비 지급이 안 되면 면접교섭을 중단해 버리는 경우, 아이를 통해 양육비를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등 포함), ③ 아이나 상대부모를 통제하려 하면서, 시간이나 장소를 마음대로 바꾸거나, 면접교섭 때 무엇을 했는지 아이를 통해 염탐하기 또는 특정 방식의 면접교섭만 강요하는 경우, ④ 아이에게 상대부모를 험담하거나 비난해서 아이와 편을 짜고 상대부모를 소외시켜 버리는 경우(결국 아이 스스로 상대부모를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하게 되거나, 아이가 비정상적으로 상대부모를 비난, 증오하게 되기도 함), ⑤ 아이를 핑계로(학원 일정, 친구 모임 등) 상대부모와의 만남을 중단하는 등으로 결국 아이와 상대부모와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드는 경우 등이 흔합니다.


아이와 함께 살지 않고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야 하는 부모의 경우에도, 그러한 양육시간을 자신이 평온하고 안정적으로 아이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고 그러기 위해 동거친과의 협력적인 양육관계를 구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① 자기가 (동거친을 보기) 싫어서 아예 아이와도 만나기를 꺼리거나 면접교섭에 소극적인 경우, ② 아이의 마음이나 필요와는 상관없이 자기 편할 대로 아무 때나 불쑥 찾아가거나 혹은 약속된 시간을 어기기, 함부로 미루거나 변경하기, 밤늦게나 새벽에 전화나 문자 등 연락해서 아이의 일상을 흩트리는 경우, ③ 면접교섭 동안 아이를 잘 돌보는데 신경 쓰기보다 동거친이 평소 자녀에게 어떻게 하는지 꼬치꼬치 캐묻거나 아이를 통해 염탐하기 또는 아이를 통해서 요구사항을 동거친에게 전달하는 경우, ④ 면접교섭 하겠다고 데려가서 아이를 방치하거나 조부모 등 다른 사람에게 맡기기, 술을 먹은 상태로 아이를 돌보는 등 양육에 해로운 상태에서 아이를 면접교섭하는 경우, ⑤ 부정기적, 간헐적으로 의무방어전 치르듯이 아이를 면접교섭하면서 아이의 일상과 양육에 신경 쓰기보다 일회성 선물 등으로 때우는 경우 등도 흔합니다.


이런 경우에 우리의 소중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힘들고 괴로울 뿐만 아니라, 자신이 엄마와 아빠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기 어렵고 하찮게 느껴져서 자존감도 낮고 건강하게 자라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면접교섭을 하는 것이,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중심에 둔 것일지, 그 바람직한 방법에 대해서 다음 회에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