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실명 깔게” 동아리 단톡방 저격 협박…아직 글 안 올라와도 고소 되나요?
“니 실명 깔게” 동아리 단톡방 저격 협박…아직 글 안 올라와도 고소 되나요?
운영방식 불만 품은 부원, “요구 안 들어주면 대화 내용 전부 공개”…대학 커뮤니티 확산 우려도

대학교 동아리 임원 A씨는 부원으로 부터 실명과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저격' 협박을 받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대학교 동아리 임원 A씨는 부원 B씨로부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단체 대화방에 실명과 대화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있다. B씨의 ‘저격’ 예고에 A씨는 수백 명이 있는 단체방에 신상이 공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
B씨의 협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등으로 내용이 퍼져 나가는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아직 B씨가 실제 글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A씨는 이 협박만으로도 법적 조치를 할 수 있을지 궁금해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요구 거부하면 실명·대화 공개”…저격 예고에 시작된 불안
사건은 A씨가 속한 대학교 동아리에서 시작됐다. 동아리 운영 방식에 불만을 품은 부원 B씨는 지난 8월 5일부터 A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B씨는 자신의 항의 내용과 운영 방식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라고 A씨에게 요구했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B씨는 지난 8월 7일, “모든 걸 공개하겠다”며 A씨의 실명과 대화 내용을 동아리 단체 대화방에서 저격하겠다고 협박했다.
A씨는 B씨의 협박이 지난 7월 20일부터 계획된 것이라는 증언도 확보했다. A씨는 수백 명의 동아리원이 있는 단체방에 실명이 공개되고, 이 내용이 대학 전체 커뮤니티로 퍼져 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변호사들 “폭로 예고만으로도 협박죄, 즉시 고소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아직 폭로 글이 올라오지 않았더라도 상대방의 협박 행위만으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규희 변호사는 “실제 단체방이나 대학 커뮤니티에 실명 저격 글이 올라가지 않은 현 상황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요구 및 폭로 언급 행위 자체만으로 형법상 협박죄 및 강요미수죄로 즉시 형사 고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도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단체방에 실명과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압박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 협박죄 및 강요미수죄로 즉시 고소가 가능하다”며 “현재 전달받은 메시지만으로도 이미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가 성립했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협박죄는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구체적인 해악(불이익)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 수백 명이 보는 곳에 실명을 공개하는 것은 명예나 사생활에 대한 구체적인 해악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단순히 운영상 문제와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말한 것만으로 곧바로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자료를 공개하지 않으면 실명과 대화 내용을 공개하겠다는 방식으로 특정 행동을 요구했다면 강요죄 또는 강요미수 성립 여부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실제 글 올라오면 ‘온라인 명예훼손’ 혐의 추가
만약 B씨가 실제로 단체방이나 커뮤니티에 A씨의 실명과 함께 비방글을 올린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온라인 명예훼손은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가볍지 않고, 별도로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규희 변호사는 “재판으로 넘어갈 경우 초범이라 할지라도 피해자와의 합의나 진정한 사과가 없다면 최소 백만원에서 수백만원 단위의 벌금형 이상을 선고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상대방에게 평생 남는 형사 전과가 된다”고 덧붙였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민사상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해 금전적 배상을 받을 수도 있다.
“감정적 대응은 금물”… 변호사들이 조언하는 대처법
변호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증거 확보를 꼽았다. 협박성 메시지 전체를 날짜와 시간이 명확히 보이도록 캡처하고, B씨의 계획을 미리 알고 있던 증인의 진술도 확보해 둬야 한다.
동시에 감정적으로 맞대응하거나 똑같이 상대의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맞고소로 번질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윤경 변호사는 “상대의 요구에 응하지 말고 공개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취지를 차분하고 단호하게 남겨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내용증명 발송으로 게시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B씨가 협박을 멈추지 않거나 실제 글을 올린다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즉시 관할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