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한 욕설, 성범죄 전과자 될라”…통매음 고소, 16인 변호사들의 생존 가이드
“홧김에 한 욕설, 성범죄 전과자 될라”…통매음 고소, 16인 변호사들의 생존 가이드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고소 후 경찰 연락은 언제쯤? '모욕 의도' 주장, 과연 통할까? 현직 변호사들이 직접 답하는 통매음 대처법.

온라인 욕설로 인한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고소가 늘면서 성범죄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온라인에서 홧김에 내뱉은 욕설 한마디에 성범죄 전과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익명 공간의 말다툼이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고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면서다.
한 시민의 질문에 현직 변호사 16명이 내놓은 현실적 답변을 토대로 통매음 대처법을 집중 분석했다.
“피 말리는 기다림…경찰 연락은 언제쯤 올까”
통매음으로 고소당한 이들이 가장 애태우는 지점은 단연 ‘경찰 연락’ 시점이다. 고소가 정말 이뤄졌는지, 언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변호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고소장 접수 후 통상 1~3개월 안에 연락이 오지만 경찰서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일권 변호사는 “사건 발생일부터 1~2개월 이내에 경찰에서 연락이 온다”며 “3개월이 지나도 연락이 없으면 고소가 되지 않은 것”이라고 비교적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류제형 변호사 역시 “2개월가량 지났음에도 별 연락이 없다면 고소가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안심은 이르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는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경우도 경험했다”고 말해 수사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박성현 변호사도 “최소 3개월은 지켜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3개월을 기준으로 삼되, 그 이후에도 연락이 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성적 의도 없었다’는 항변, 법원은 믿어줄까”
통매음 사건의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은 ‘성적 욕망’의 유무다. 피의자는 “모욕할 의도였지 성적인 목적은 없었다”고 항변하고, 피해자는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맞서는 구도가 일반적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성적 욕망에는 성관계를 직접적 목적으로 하는 욕망뿐 아니라,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해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의 입장이기도 하다.
즉, 단순히 화가 나 내뱉은 욕설이라도 그 표현이 성적 비하를 담고 있다면 ‘성적 욕망’이 있었다고 판단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성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피해자의 입장을 보다 중점적으로 고려하며, 발언의 맥락과 사용된 표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현실을 전했다. 가해자의 의도보다 발언이 피해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가능하다. 김경태 변호사는 “단순히 상대방을 비하하거나 모욕할 목적이었다면 모욕죄로 의율될 가능성이 높다”며 “문맥상 성적인 의미가 부각되지 않고 단순 욕설에 가깝다면 통매음 성립은 어려울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홧김에 한 욕설’이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며, 그 욕설이 성적 맥락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지가 관건인 셈이다.
“혐의 벗으려면…‘이것’에 승패 달렸다”
그렇다면 통매음 혐의를 벗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맥락’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어떤 발언을 한 것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사실을 소명하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승패는 해당 발언이 등장한 전체 대화의 흐름, 두 사람의 관계, 발언의 수위와 구체적인 표현 방식에 달려있다. 최근 하급심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분노감을 표출하거나 조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경우 ▲통상적인 욕설에 성적 표현이 일부 포함된 경우 등에 대해 성적 목적이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는 ‘성적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선 단순히 부인하는 것을 넘어, 대화의 전체 맥락을 제시하며 왜 그 발언이 성적 욕망의 발현이 아닌 단순 분노나 모욕의 표출이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함을 의미한다. 다수의 변호사들이 사건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대응 전략을 세우라고 권고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