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80만원 양육비 내다 폐업…'감액'과 '회생' 갈림길에 선 아버지
월 180만원 양육비 내다 폐업…'감액'과 '회생' 갈림길에 선 아버지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소득 끊긴 가장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 답변 분석. 양육비 감액은 '사정 변경' 입증 시 가능성, 개인회생은 '고정 수입' 확보가 선결 과제.

사업실패와 건강 악화로 월 180만원 양육비 감당이 어려운 A씨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은 무엇일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월 180만 원 양육비를 감당 못 해 폐업한 아버지가 법원에 '빚 탕감'과 '양육비 감액'을 동시에 물었지만, 돌아온 답은 냉정했다.
사업 실패와 건강 악화로 모든 소득이 끊긴 한 가장의 절박한 질문은, 이혼 후에도 끝나지 않는 부모의 책임과 냉혹한 경제 현실이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업 실패에 병까지…월 180만원, 감당 못 할 짐이 되다
한 남성이 법률 플랫폼의 문을 두드렸다. 작년 이혼하며 법원이 정해준 월 180만 원의 양육비는 1년도 채 안 돼 감당 못 할 짐이 됐다. 야심 차게 운영하던 사업은 소득 급감으로 폐업했고, 설상가상으로 허리 통증까지 심해져 새로운 일을 구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당장 고정 수입이 '0원'인 상황. 그는 부모님 손을 빌려 양육비 일부를 겨우 보내면서도, 이 상황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그는 양육비 부담을 줄이는 '양육비 감액 심판청구'와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개인회생'이라는 두 개의 카드를 동시에 만지작거리게 됐다. 그의 질문은 간결했다. "양육비를 줄이고, 빚도 탕감받을 수 있을까요?"
양육비 감액? '상황 급변' 증명하면 35만원까지도 가능
전문가들은 우선 양육비 감액 신청 자체는 가능하다고 봤다. 핵심은 '현저한 사정 변경'을 법원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하느냐다. 민법 제837조는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할 경우, 법원이 양육에 관한 사항을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진채 변호사(법률사무소 가호)는 "과거 어려운 사정의 아버지를 대리해 양육비를 35만 원까지 감액시킨 경험이 있다"며 "경제적 여력에 대한 철저한 소명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즉, 사업자 폐업 사실 증명서, 소득이 급감한 금융 내역, 건강 악화를 증명할 진단서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양육비 판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황이 나빠졌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양육비 감액은 자녀의 복리에 미치는 영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대법원 2018스566 결정)고 판시한 바 있어, 법원이 부모의 사정만으로 쉽게 감액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개인회생? '고정 수입' 없으면 첫발도 못 떼
반면 개인회생 신청은 당장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개인회생은 과도한 빚을 진 채무자가 3년간 일정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탕감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충족해야 할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장래에 계속적이고 반복적인 수입을 얻을 가능성'이다.
조범수 변호사(법무법인 약속)는 "당장 소득이 없다면 개인회생 신청은 어려울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안재영 변호사(법무법인 유안) 역시 "일정한 소득원을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고정 수입이 없는 남성의 상황에서는 개인회생의 첫 관문조차 통과하기 힘든 셈이다. 일부 변호사는 소득 발생 가능성이 아예 없다면 '개인파산'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양육비는 '비면책 채권'…'감액 먼저, 회생은 나중에'가 현실적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단계적 접근'이 유일한 해법이다. 우선 실현 가능성이 높은 양육비 감액 심판청구에 집중해 월 고정 지출부터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전 배우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협의를 시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양육비 감액 절차를 밟는 동시에, 아르바이트든 임시직이든 안정적인 수입원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고정 수입이 생긴 후에야 비로소 개인회생 신청의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양육비 채무는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하더라도 절대 탕감되지 않는 '비면책 채권'이라는 사실이다. '비면책 채권'이란 법원을 통해 빚을 조정하더라도 면제받지 못하고 끝까지 갚아야 하는 빚을 의미한다. 따라서 회생 계획안에도 양육비는 최우선으로 변제하는 것으로 포함해야만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