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는 기소유예, 나만 재판?"…마약 '수수'의 덫
"친구는 기소유예, 나만 재판?"…마약 '수수'의 덫
"먹는 척하고 버렸을 뿐" 억울함 호소…법조계 "받는 순간 범죄, 양형 싸움해야"

지인에게 마약을 받았으나 버렸다고 주장한 A씨가 기소됐다. / AI 생성 이미지
지인과의 술자리에서 마약을 건네받았지만 먹는 척만 하고 버렸는데, 다른 친구들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자신만 재판에 넘겨졌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마약은 건네받는 '수수' 행위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법리 다툼보다는 양형 자료를 충실히 준비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정했던 친구들은 기소유예입니다"…엇갈린 처분, 왜?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공소 제기된 A씨. 공소장에는 그가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향정신성의약품 4분의 1정을 건네받아 수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A씨는 경찰 조사에서 "4분의 1을 건네받았으며 반으로 잘라 먹는 척을 하고 주머니에 넣어 집에 버렸으며 반은 테이블 위에 두었다"고 진술했다.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법적으로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법리적 부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A씨의 억울함을 키우는 것은 함께 있던 친구들과의 엇갈린 처분이다. 그는 "인정했던 친구들은 교육조건부 기소유예입니다"라며 자신만 정식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 깊은 의문을 표했다.
"받으면 수수, 버리면 양형"…전문가들의 냉철한 분석
A씨의 주장처럼 실제 투약하지 않고 버렸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마약을 건네받는 행위 자체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백창협 변호사는 "마약인지 알면서도 받았다면 그 자체로 수수에 해당합니다"라며 "섭취하지 않고 버린 것은 양형 요소입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는 범죄는 성립하되, 형량을 정할 때 참작될 사정이라는 의미다.
백서준 변호사 역시 "수수는 소유권이 아닌 처분권한만 있어도 인정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마약을 받아 주머니에 넣는 순간, 일시적으로나마 해당 약물에 대한 처분 권한이 생겨 '수수'가 성립된다는 해석이다. 법리적으로 무죄를 주장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괘씸죄' 가능성…"이제는 양형에 집중할 때"
그렇다면 왜 A씨만 유독 재판에 넘겨진 것일까? 일부 전문가는 수사 과정에서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안병찬 변호사는 "차라리 인정하고 기소유예 처분 받는 것이 좋았습니다. 괴씸죄로 구공판 기소된 것으로 보입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혐의를 온전히 인정하지 않은 태도가 검찰에 부정적으로 비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법조계의 조언은 '선처'를 구하는 방향으로 모인다. 김경태 변호사는 의견서에 범행 가담 정도가 경미하고 실제 복용하지 않은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점과 함께 다른 공범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용 변호사 또한 "재판까지 받게 된 이상 구속가능성이 발생하게 되었으니, 지금부터는 더 이상 방심하지 말고 재판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셔야 합니다"라며 양형 자료 준비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결국 A씨에게 남은 최선의 카드는 법리 다툼보다는, 진심 어린 반성과 재범 방지 노력을 재판부에 피력해 형량을 최소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