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공증' 외도 남편의 제안, 믿었다간 빈손으로 쫓겨날 수도
'10억 공증' 외도 남편의 제안, 믿었다간 빈손으로 쫓겨날 수도
1년 뒤 10억 재산분할 공증 약속…변호사들 '권리 상실' 만장일치 경고

남편의 외도로 이혼 요구 시, '1년 뒤 10억 원을 주겠다'는 별거 제안은 이혼 청구권 소멸 함정일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결혼 11년, 남편의 외도를 발견하고 이혼을 요구한 아내에게 남편이 '1년 뒤 10억 원'을 공증해 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했다.
아이를 위해 소송만은 피하고 싶지만, 달콤한 약속 뒤에는 재산은커녕 이혼할 권리마저 잃게 되는 치명적 함정이 숨어 있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위험한 시간 끌기'라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촉구했다.
“10억 줄게, 1년만 별거”…외도 남편의 위험한 제안
결혼 11년 차 주부 A씨는 워커홀릭 남편의 무관심과 직원 대하듯 하는 태도에 지쳐, 신혼 초부터 이혼을 요구해 왔다.
최근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이를 근거로 다시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뜻밖의 제안을 했다. "당장 현금 10억이 없으니 1년간 주말부부로 지내면, 1년 뒤 회사 사정이 나아질 때 부동산과 현금을 합쳐 10억 원의 재산을 분할해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생활비와 친정 용돈, 차량 유지비까지 지원하겠다며 '공증'까지 약속했다.
남편은 “맹세코 그 재산은 무조건 당신에게 줄 것이고, 이혼은 반드시 해 줄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 며 아이 이름을 걸고 맹세했지만, A씨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그녀는 “자꾸 시간을 끌어서 내 마음을 돌리려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은 아프지만, 뭔가 법적으로 딱 정리를 해 놓고 싶은데 소송 말고 방법이 없을까요?”라며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했다.
“공증은 휴지조각, 용서로 간주돼 이혼도 못 할 수도”
법률 전문가들은 남편의 제안이 ‘독이 든 사과’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남편이 약속한 ‘이혼 전 재산분할 공증’은 법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장치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는 “이혼 전 작성하는 재산분할 공증은 실제 협의이혼이 성립하지 않으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공증을 받았다고 해서 나중에 이혼 시 그 내용대로 재산이 분할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라며 남편의 제안이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는 A씨의 판단이 법적으로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의 제안을 수락하는 순간, A씨의 법적 권리가 소멸될 수 있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우선 조상우 변호사는 “일 년간 주말부부로 지내며 경제적 지원을 받는 행위가 자칫 법적으로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용서하거나 묵인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법 제841조에 따라 외도를 용서한 것으로 간주되면, 이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치명적인 위험이다.
소송 피하고 10억 지키는 길, ‘조정이혼’ 신청이 답
그렇다면 소송이라는 극단적 대립은 피하면서도 남편의 약속을 법적으로 확정할 방법은 없을까? 다수의 변호사들은 ‘이혼조정 신청’을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안으로 추천했다.
이혼조정은 법원의 중재 하에 이혼 조건들을 협의하는 절차로, 조정이 성립되면 그 내용은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6개월 이내에 법원에 조정을 신청하여 이혼을 확정하되, 남편분이 약속하신 1년 뒤의 재산분할금 지급 등의 조건을 조정조서에 상세히 담으면 판결문과 동일한 법적 강제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이혼 조정 신청은 외도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제척기간을 지키는 효과도 있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지금 당장 법원에 이혼 조정을 신청하시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조정은 소송보다 덜 대립적인 절차이고, 남편이 응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소송으로 전환됩니다”라며 A씨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망설이지 말 것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