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차 바퀴 이탈로 버스 기사 사망…가해 운전자 처벌 수위는
화물차 바퀴 이탈로 버스 기사 사망…가해 운전자 처벌 수위는
정비 불량으로 인한 바퀴 이탈 사고
단순 과실 넘어 형사처벌 피하기 어려워

사고를 당한 버스 /연합뉴스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리던 시외버스가 반대편 차로에서 날아온 화물차 바퀴에 직격당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운전석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거대한 바퀴에 치명상을 입은 버스 기사는 그 순간에도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해 버스를 갓길로 유도했다.
이 선택 덕분에 승객 7명 전원이 큰 화를 면했으나, 기사는 끝내 숨을 거두고 말았다.
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화물차 바퀴 이탈 사고를 두고 가해 운전자의 법적 책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오후 3시 54분경 경기 평택시 서해안고속도로 금천 방향 포승분기점 부근에서 70대 B씨가 몰던 화물차의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났다.
이탈한 바퀴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편 차로에서 고양을 떠나 군산으로 향하던 시외버스를 덮쳤다.
버스 운전기사 50대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사망했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 B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상) 혐의로 입건하고 차량 정비 이력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화물차에서 빠진 바퀴로 인한 사망 사고, 가해 운전자는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화물차 운전자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운전자가 차의 운전 업무에 종사하는 자로서 가져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했을 때 적용되는 법리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1항에 따르면 차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하여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죄를 범한 경우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
이번 사고처럼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가해자가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거나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더라도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
법원은 운전자가 운행 전 차량의 상태를 면밀히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며, 특히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물차의 경우 그 책임의 무게를 더 무겁게 판단한다.
정비 불량으로 인한 부품 이탈도 ‘12대 중과실’에 해당할 수 있을까?
바퀴 이탈 사고가 도로교통법상 ‘화물 고정 조치 위반’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며, 판례는 차량 부품의 관리 소홀 또한 운전자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현행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12호는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운전한 경우를 12대 중과실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비록 바퀴가 적재된 ‘화물’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차량의 일부가 이탈하여 사고를 유발한 것은 자동차관리법 제29조 제1항이 규정한 ‘안전 운행에 필요한 성능과 기준’을 갖추지 못한 채 운행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2020고단6750 판결에 따르면 화물차 운전자가 화물을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발생한 사망 사고에서 법원은 운전자의 철저한 방지 조치 의무를 강조하며 유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번 사고 역시 정비 소홀에 의한 바퀴 이탈이 입증된다면 이와 유사한 법리가 적용될 전망이다.
운전자가 "갑자기 발생한 결함이라 몰랐다"고 주장한다면 면책이 가능한가?
차량 결함이 불가항력적이었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운전자는 평소 정비 상태를 유지해야 할 포괄적인 책임을 진다.
대법원 1994도2393 판결에 따르면 법원은 바퀴 이상이 사고 전에 발생한 것인지, 혹은 운전자가 미리 인지할 수 있었는지를 매우 면밀히 심리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단순히 운행 중 갑자기 발생한 일이라는 변명만으로는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취지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41조는 경찰공무원이 정비 불량 차량을 점검하고 위험이 있는 경우 운행 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운전자는 상시로 차량의 안전 상태를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비 이력을 확인했을 때 부실 정황이 드러난다면 이는 운전자의 명백한 업무상 과실로 평가된다.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는 어떻게 판단하나?
이탈한 바퀴가 도로에 남긴 위험이 제거되기 전까지 발생한 모든 사고에 대해 가해 운전자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 법원의 확고한 태도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4고정253 판결에 따르면 낙하물이 도로에 떨어져 위험이 발생한 이상, 그 위험이 제거되기 전까지는 해당 낙하물로 인한 사고와 운전자의 과실 사이에 인과관계가 중단되지 않는다.
이번 사고의 경우 바퀴가 빠진 직후 반대편 버스를 타격했으므로 인과관계가 매우 명확한 사례에 해당한다.
가해 화물차 운전자가 적절한 정비 조치를 취했다면 바퀴가 이탈하지 않았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버스 기사의 사망도 없었을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하기 때문이다.
운전자 외에 차량 소유주나 도로 관리자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차량 소유주나 운송사업자 또한 민사적 배상 책임을 지며, 경우에 따라 도로 관리 주체의 책임이 논의될 수도 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 따라 화물차의 운행자는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특히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0조에 따라 위·수탁 계약 관계에 있는 운송사업자는 차주의 차량 정비 상태를 관리·감독해야 할 행정적 책임이 있다.
한편, 낙하물이 장시간 도로에 방치되어 사고가 났다면 도로 관리자의 영조물 관리 하자 책임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순식간에 발생한 사고에서는 도로 관리자의 관리 가능성이 낮아 화물차 측의 책임이 지배적일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997다7431 판결은 운행 지배권이 있는 주체들의 공동 책임을 인정하고 있어 피해 유족은 다각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참사는 한 버스 기사의 의로운 희생으로 더 큰 참변을 막았으나, 정비 불량이라는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이 초래한 인재라는 점에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가해 운전자에 대한 엄중한 형사 처벌과 더불어 화물차 정비 및 적재물 고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