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전기 훔쳐 쓰면 '유죄', 한전 직원이 훔치면? 재판조차 안 받아
일반인이 전기 훔쳐 쓰면 '유죄', 한전 직원이 훔치면? 재판조차 안 받아
11년 넘게 전기 훔쳐 쓴 한전 직원⋯정직 3개월에 그쳐
형사 처벌 없던 이유⋯한전 관계자 "고소 조치 안 해, 이유는 모르겠다"

지난 2017년~2021년 사이 총 3105건의 전기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 중 한전 직원이 11년 9개월간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해당 직원은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고 알려졌는데, 이 외 형사처벌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3일, 로톡뉴스는 <"내가 사는 아파트 전기 쓰는 게 무슨 상관?"…잘못된 생각, '전기 도둑'입니다>라는 뉴스를 보도했다. 최근 아파트 공용 복도나 지하 주차장 혹은 공용화장실에 설치된 전기 콘센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이렇게 전기를 훔치는 도전(盜電·전력을 몰래 훔쳐 씀) 사례는 재판까지 넘어오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노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5년(지난 2017년~2021년)간 한국전력(한전) 지역본부별 전기 절도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3105건의 도전 사건이 발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68억원어치다.
그런데 이 자료 중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한전 직원이었다. 전기를 훔친 사람이 전기를 만들고 공급하는 한전의 직원이었던 것. 특히, 한전 직원 A씨의 경우 무려 11년 9개월간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형법은 전기 같은 동력(動力)도 재물로 간주한다(제346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건물 등에서 전기를 몰래 쓰는 것은 당연히 절도에 해당하고,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제329조). 한전 직원인 A씨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로톡뉴스는 최근 4년간 전기를 훔쳐 절도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은 경우를 분석해봤다(확정판결 기준). 이 경우 무죄 등이 나온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대다수가 20~50만원의 벌금형이었다.
다만, A씨와 같이 장기간 전기를 훔친 경우는 처벌 수위가 높은 편이었다. 아파트 복도의 공용전기를 약 7년 10개월간 훔쳐 쓴 피고인의 경우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아파트 복도 소화전 안에 설치된 비상용 콘센트를 6년간 사용한 다른 사건의 피고인 역시 절도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떤 처벌을 받았을까. 로톡뉴스 취재 결과, 한전 직원 A씨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정직 3개월 징계가 끝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지난 16일 로톡뉴스에 "해당 징계(정직 3개월)와 별개로 절도죄 등으로 형사 처벌은 없었다"며 "별도로 고소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의 행동과 비슷한 사안으로 재판을 받았던 피고인 처벌에 비춰보면, 관대한 처분이었다. 별도의 조치가 없었던 이유를 묻자, 해당 한전 관계자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로톡뉴스는 지난 22일 다시 한번 한전 관계자에게 관련 사안을 문의했다. △ A씨가 정직 3개월 징계 외 처벌은 받지 않았다는 것이 사실인지 △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추가적으로 물었다. 이와 별도로 배우자 명의로 된 사업장 전력 설비를 무단으로 조작해 5년간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한 한전 직원 B씨의 처분 등도 함께 서면(이메일)으로 문의했다.
하지만, 28일 오전 11시까지 한전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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