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아파트 전기 쓰는 게 무슨 상관?"…잘못된 생각, '전기 도둑'입니다
"내가 사는 아파트 전기 쓰는 게 무슨 상관?"…잘못된 생각, '전기 도둑'입니다
전기 무단으로 사용하면, 형법상 '절도죄'로 처벌 된다는데⋯
판결문 살펴보니⋯'전기 절도'로 사건 6건 확인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전기를 훔쳤을 때 처벌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법으로 보면 가능한 이야기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전기차 운행이 증가하고 있는 요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가 있다. 바로 '도전(盜電·전력을 몰래 훔쳐 씀)'이다. 전기차를 위한 정식 충전기 대신, 지하주차장 등 공개된 공간에 설치된 일반 콘센트를 이용해 전기차를 충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전기를 훔쳤을 때 처벌되는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법으로 보면 가능한 이야기다. 최근 4년간 대법원이 공개한 판결문 중 전기를 훔쳐 처벌받은 사례들의 면면을 분석해봤다.
우리 형법은 전기 같은 동력(動力)도 재물로 간주하며(제346조), 이를 훔치면 절도죄를 적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경우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제329조).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건물 등에서 전기를 몰래 쓰는 것은 당연히 절도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 건물에 설치된 전기 설비에 전선을 연결해 훔친 A씨의 경우가 그렇다. A씨는 약 2년 2개월간 피해자가 설치한 전기계량기에 전선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몰래 전기를 사용했다. 부산에 위치한 자신의 버섯농장 비닐하우스를 가꾸기 위함이었다. 이에 대해 부산지법 서부지원은 지난 2018년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지인 회사 사무실에 비트코인 채굴기 1대를 갖다 놓고 약 5개월간 전기를 몰래 쓴 사건도 있다. 지난해 2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해당 사건 B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잘못을 인정하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이 고려됐다. B씨를 도운 지인 역시 절도 방조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최근 많아진 전기차 무단 충전 사례처럼,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주차장 등에 설치된 콘센트를 이용하는 경우는 어떨까. 이 경우도 절도로 볼 수 있을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다"이다. 아파트 입주민들과 함께 사용하고 관리하는 공용 전기이고, 본래 목적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경우에 대해 법원은 유죄로 판단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복도 소화전 안에 설치된 비상용 콘센트를 무려 6년간 사용한 C씨의 사례다. 판결문에는 C씨가 이를 통해 사용한 전력량이 구체적인 금액으로 표시돼 있었는데, 1843만원 상당이었다. 지난해 4월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C씨가 오랜 기간 공용 전기를 훔쳐 쓴 점, 이를 숨기기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6건의 사건 중 5건은 위처럼 모두 벌금형이 선고됐다. 유일하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D씨는 약 7년 10개월간 범행을 이어간 경우다. 그는 평소 알고 지낸 전기업자에게 부탁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복도의 공용전기를 몰래 자신의 집으로 끌어왔다. 그렇게 약 240만원 상당의 공용전기를 몰래 썼다. 지난 2019년 청주지법은 D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죄질이 좋지 않고 범행이 장기간인 점 등은 불리한 양형으로 고려됐지만, 문제가 불거지자 관리사무소 측에 해당 비용을 납부한 것이 유리하게 반영됐다. 전기업자 또한 절도 혐의로 동일한 형량을 선고받았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네이버 로톡뉴스 프리미엄에 먼저 발행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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