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으로 산 '가짜 진단서', 예비군 회피의 대가는 '전과자' 낙인
카톡으로 산 '가짜 진단서', 예비군 회피의 대가는 '전과자' 낙인
법률가들 "증거 명백, 부인은 최악의 수…초범도 벌금형이면 기록 남아"

예비군 훈련 연기를 위해 인터넷으로 허위 진단서를 구매해 제출한 남성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작년에 예비군 훈련을 미루고 싶은 마음에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비군 훈련을 연기하려 인터넷으로 허위 진단서를 구매해 제출한 남성이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이 이미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솔직히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처벌 수위를 낮추는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범일 경우 실형 가능성은 낮지만, 벌금형만 받아도 전과 기록이 남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경고다.
"진료 안 받은 증거 넘어간 듯"…경찰 소환에 '벌벌'
작년 한 남성은 인터넷 광고를 보고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카카오톡으로 개인정보와 돈을 보내는 손쉬운 방법으로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았다. 이렇게 손에 넣은 '가짜' 서류는 예비군 훈련 연기 신청을 위해 동대에 제출됐다.
그러나 얼마 뒤 경찰로부터 '예비군법 위반 및 허위진단서작성/행사'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연락이 날아왔다. 그는 "실제로 진료를 전혀 받지 않았다는 증거가 수사기관에 이미 넘어간 것 같아요"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초범인 경우에도 전과가 남거나 향후 불이익이 큰지 궁금합니다"라며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 연락은 증거 확보 신호"…혐의 부인, 왜 위험한가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이 연락했다면 이미 혐의를 입증할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김상윤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이미 병원 진료기록, 의료기관 전산 기록, 보험청구 내역, 계좌 거래, 동일 병원의 반복 발급 정황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실제 진료 없이 진단서가 발급되었다’는 수사 단서와 증거를 상당 부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 조가연 변호사는 "초기 진술에서 책임을 축소하려다 모순이 생기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양형에 유리한 자료(초범, 직장생활, 반성문 등)를 준비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벌금형? 실형?…"초범도 실형 가능성 염두에 둬야"
예상되는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박종민 변호사는 이번 사안에 예비군법 위반과 허위진단서 행사 등 여러 죄명이 경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정형만 보면 예비군법 위반은 3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진단서 행사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수 전문가는 초범이고 금전적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라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성현 변호사는 "실무상 이와 유사한 사안은 벌금형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다수이며, 반복 범행이나 조직적 가담이 없는 한 곧바로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김찬협 변호사는 "초범의 경우에도 실형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변론에 임하셔야 합니다"라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벌금형도 전과"…최선의 대응은 '솔직한 반성'
설령 실형을 피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전문가들은 벌금형 역시 엄연한 전과 기록으로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김상윤 변호사는 "전과 여부와 관련해서는, 기소유예 처분 시에는 전과로 남지 않으며,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형사처벌 전력은 남게 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이어 단순 벌금형 1회는 공무원 임용이나 군 관련 신원조회 등 일부 영역에서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최선의 전략은 범행을 솔직히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시완 변호사는 "사실관계를 부인하기보다는, 범행 경위와 동기, 주도성 부재, 깊은 반성 태도를 일관되게 정리하여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성문, 탄원서 등 양형에 유리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