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주유소에서 법인카드로 기름 넣었다는 이유로…해고를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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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주유소에서 법인카드로 기름 넣었다는 이유로…해고를 당했습니다"

2021. 03. 30 15:08 작성2021. 04. 05 16:02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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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주유소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횡령이나 배임죄 되는 것 아냐

회사 측 주장이 부당하다면⋯'부당해고 구제신청' 하거나 '해고무효 확인 소송'해야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A씨는 '비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는 황당한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A씨.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기 때문에 회사로부터 법인카드를 받아 주유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팀장으로부터 호출을 당한 A씨. 그리고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유는 황당하게도 '비싼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다는 것'에서 시작했다.


팀장의 주장은 이렇다. 법인카드로 주유하면서 리터당 2000원씩 하는 주유소를 이용한 것이 수상하다는 것이었다. 굳이 비싼 곳을 이용한 것은 해당 주유소로부터 상품권 등 혜택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이는 "횡령"이라고 했다.


또한 A씨가 제출한 영수증과 차량 기록 등을 비교해보면, 주유한 것에 비해 주행을 덜 했다면서 이것 역시 문제라고 했다. 이를 들은 A씨는 어떻게 이 오해를 풀어야 할지 감도 안 온다. 주유소로부터 상품권 한 장 받은 적도 없다. 그런데 횡령 오해를 쓴 채 해고라니 답답하기만 A씨. 변호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주유소에서 상품권 같은 이용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횡령·배임 아냐

변호사들은 A씨의 주장처럼 주유소로부터 별도의 대가를 받지 않았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비싼 주유소에서 주유했다는 이유만으로는 A씨에게 횡령이나 배임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횡령이나 배임은 재산상 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A씨가 결백하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횡령죄는 '남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불법으로 취득하여 자기 것으로 만들거나 그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는 죄'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55조 제1항)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죄'(형법 제355조 2항)로 횡령과 처벌 수위는 같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근거 없이 '횡령'이라는 이유를 붙여 해고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회사 측이 A씨가 주유를 대가로 상품권을 받은 증거를 제시한다면 배임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


'법률사무소 선의'의 오지은 변호사는 "만약 주유 후 상품권 같은 재화가 오갔다면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회사 내규에 항공권 마일리지나 주유 포인트, 주유 상품권 등의 혜택이 사원이 아닌 회사에 귀속한다는 규정이 있다면 그렇다"고 했다.


부당해고에 대응하는 두 가지 방법⋯부당해고 구제신청 또는 해고무효 확인 소송

A씨는 단연코 자신은 상품권 같은 걸 받은 적 없고, 성실히 일을 했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회사 측의 해고는 부당해고로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두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다.


다만, A씨가 복직을 원한다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택하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위너스의 이주윤 변호사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부당해고로 판정되면 빠르게 복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부당해고가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신청해야 한다"고 했다.


김준성 변호사는 "보통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은 회사에서 근로자를 '해고'했는지 아닌지"라고 했다. 즉, A씨의 해고에만 사안을 집중해서 보기 때문에 빠른 판단이 나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가 회사 주장을 반박할 증거를 모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가 주유 영수증을 근거로 "A씨가 영업을 위해 움직인 거리에 비해 주유비가 너무 많이 든 것도 '횡령'"이라고 주장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다퉈야 한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법적인 절차가 시작되면 A씨가 회사 측 주장에 대해 '혐의없음'을 입증해야 부당해고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후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라고 변호사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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