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새는 전셋집, 언니가 '그냥 계약 넘겨받겠다'는데… '절대 안 된다'고 말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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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새는 전셋집, 언니가 '그냥 계약 넘겨받겠다'는데… '절대 안 된다'고 말리는 이유

2026. 08. 18 12: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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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째 수리 않고 방치하는 집주인…'하자 알고 계약'하면 보증금 분쟁서 불리해질 수 있어

전셋집 누수를 하자를 알고 계약을 승계하면 불리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지난 3월부터 A씨가 사는 전셋집에 물이 새기 시작했다. 윗집과 소통하며 수리를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 6월에 윗집이 부른 보험사 업체는 누수 원인이 윗집뿐 아니라 건물 외벽 문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든 과정을 집주인에게 알렸지만, 집주인은 “거리가 멀다”는 핑계로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계약 만료는 내년 4월. A씨는 누수가 해결되지 않은 집을 보고 들어올 다음 세입자가 없을까 봐,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까 봐 걱정이다.


설상가상으로 함께 사는 언니는 이사 부담 때문에 누수 문제를 알면서도 본인 명의로 계약을 이어가겠다고 한다. A씨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5개월째 누수 방치한 집주인, 법적 책임은


결론부터 말하면 누수 수리 책임은 집주인에게 있다. 변호사들은 임대인(집주인)이 세입자가 집을 정상적으로 사용하는 데 필요한 상태를 유지해 줄 의무, 즉 '수선의무'를 진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이 계약 기간 동안 목적물을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한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누수와 같은 하자는 임대인이 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역시 "집주인이 멀리 산다는 사유는 수선의무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누수 원인이 외벽 등 건물 전체의 문제라 해도 임대인의 책임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누수가 외벽 등 공용부분 문제라도 임차인과 임대인의 관계에서는 임대인이 사용·수익 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누수 원인 확인과 보수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 세입자 없으면 보증금 못 준다'? 근거 없는 주장


A씨의 가장 큰 걱정인 보증금 반환 문제에 대해 변호사들은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과 보증금 반환은 별개의 의무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는 것은 임대인의 책임이므로 귀하가 염려하실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도 "계약기간이 정상적으로 만료되면 새로운 세입자를 구했는지와 관계없이 임대인은 보증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아가 수리가 장기간 이뤄지지 않아 거주가 힘들 정도라면 계약 기간이 남았더라도 중도 해지를 주장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수선의무 위반이 중대하다면 중도 해지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누수 뻔히 알면서 계약 승계? '매우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변호사들은 A씨의 언니가 누수 문제를 알면서도 계약을 넘겨받으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법적으로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누수 문제를 알면서도 명의를 변경하여 재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추후 하자 담보나 손해배상 청구 측면에서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자를 인지하고 계약을 맺으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 어려워진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하자를 알고 계약하면 이후 누수 문제에 대한 분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도 "하자를 알고도 계약했다는 이유로 향후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될 소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보증금 지키려면 '이것'부터 하세요


변호사들은 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증거를 확보하고 수리 요청 사실을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급선무다. 법률사무소 지헌 임대환 변호사는 "내용증명으로 임대인에게 누수 원인 조사, 수선 및 기한을 요구하고, 미이행 시 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 의사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이와 함께 사진·영상·대화내역·업체진단서를 꼼꼼히 보관해 둘 것을 조언했다.


계약 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이사해야 할 경우를 대비한 법적 장치도 있다. 법무법인 쉴드 장기훈 변호사는 "만료 시 보증금이 지연되면 임차권등기명령 등으로 대항력을 유지하며 이사하는 방안도 검토된다"고 말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이사를 가더라도 보증금에 대한 우선변제권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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