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 하자” 뒤따른 공포…택시 안 동성 성추행, 노래방까지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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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하자” 뒤따른 공포…택시 안 동성 성추행, 노래방까지 이어져

2025. 08. 04 21:3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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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사과 녹음이 결정적 증거로

술 한 잔 하자고 접근한 30대 남성이 동석한 남성을 택시와 노래방에서 추행했다. /셔터스톡

"신체 부위 만져서 미안하다." 수화기 너머, 한 달 전 악몽을 되살리는 목소리가 선명했다. 친절의 가면을 쓴 30대 남성 B씨의 '사과'였다. 그날 이후, 20대 남성 A씨의 시간은 수치심과 자책감 속에 멈춰 있다.


사건은 한 달 전 새벽, 친구와 길을 서성이던 A씨에게 B씨가 다가오면서 시작됐다. B씨는 "내가 계산할게, 한 잔만 하자"며 끈질기게 호의를 베풀었고, 경계심을 푼 A씨와 친구는 결국 술자리를 함께했다.


문제는 2차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탄 택시 안에서 터졌다. B씨는 돌연 A씨의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신체 부위를 만졌다. 좁은 공간, 바로 옆에 친구까지 있는 상황에 A씨는 너무 놀라고 무서워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B씨의 추행은 노래방에서도 계속됐다. 바지 위로 특정 부위를 만지고, 억지로 껴안거나 뽀뽀를 시도했다. 공포 속에서도 A씨와 친구는 기지를 발휘했다.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일부 녹화했고, 술자리가 끝날 무렵 B씨의 사과 발언을 녹음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충격과 수치심에 곧바로 신고하지 못했고, 한 달간 '내가 이상한가'라는 자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가해자에게 연락하는 건 최악의 선택

A씨의 가장 큰 고민은 가해자 B씨에게 연락해 추가 증거를 확보해야 할지 여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절대 금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가해자에게 추가로 연락을 시도하는 방식은 오히려 증거로서의 객관성과 자발성을 해칠 위험이 있다"며 "상대방이 고소 사실을 미리 알게 되면 증거를 인멸하거나 진술을 꾸며낼 수 있고, 심지어 역고소를 당할 가능성도 있어 직접 연락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 역시 "현재 가지고 있는 증거를 정리해 즉시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기관을 통해 정식 절차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분명히 했다.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신고가 늦었다는 점도 A씨를 불안하게 했다. 그러나 강제추행죄의 공소시효는 10년으로, 한 달이 지난 시점은 처벌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핵심은 확보된 증거의 힘이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상대방이 범행을 인정하는 녹음은 매우 유력한 증거"라며 "성범죄는 객관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이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A씨가 택시 안에서 즉각 저항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법원은 성범죄 피해자가 극심한 공포로 인해 몸이 굳어버리는 반응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A씨가 택시 안에서 즉각 저항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유·무죄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해자의 기습적인 추행 행위 자체가 '폭행'에 해당하며,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수치심을 유발했다면 형법상 강제추행죄(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가 성립한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 절차에서 상대방의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된 후 합의를 진행하면 피해에 상응하는 배상을 받을 수 있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경제적 타격까지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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