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임신' 증거 다 있는데…'사실혼' 배우자 사고, 배상책임보험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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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임신' 증거 다 있는데…'사실혼' 배우자 사고, 배상책임보험 되나요?

2026. 07. 28 11:5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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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관에 '가족관계등록상 배우자' 명시…실수로 오토바이 파손, 보험금 지급 거절될까 걱정

A씨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사실혼 배우자의 교통사고에 대한 보험금을 받지 못할까 걱정이다. / AI 생성 이미지

A씨의 사실혼 배우자 B씨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다른 사람의 오토바이를 넘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A씨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지만, 보험금을 받지 못할까 걱정이다.


청첩장과 임신 확인서 등 사실혼 관계를 입증할 자료는 충분하지만, 보험 약관에 피보험자의 배우자가 ‘가족관계등록상 또는 주민등록상 기재된 배우자’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A씨는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청첩장·임신 확인서 다 있는데…약관 문구에 발목 잡힌 사실혼 부부


A씨는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혼 배우자인 B씨와 함께 살며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을 알렸던 청첩장, 임신 확인서 등 사실혼 관계를 증명할 자료는 충분하다.


문제는 B씨가 지하주차장에서 보행 중 실수로 타인의 오토바이를 넘어뜨려 재산상 손해를 입힌 사고에서 시작됐다. A씨가 가입한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으로 해결하려 했지만, 약관이 마음에 걸렸다.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배우자를 '가족관계등록상 또는 주민등록상 기재된 배우자'로 정하고 있었다.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B씨는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셈이다. 보험사가 이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약관 명확하면 사실혼 인정 어렵다"…판례도 보험사에 유리


변호사들은 약관의 문구가 명확하게 법적 배우자로 한정돼 있다면, 사실혼 관계를 입증하더라도 보험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피보험자를 ‘호적상 또는 주민등록상의 배우자’로 정한 경우, 사실혼 배우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한 판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약관이 단순히 '배우자'라고만 되어 있을 때는 사실혼 배우자를 포함한다고 본 판례도 있어, 약관의 구체적인 문구가 결과를 가른다고 짚었다.


이처럼 약관 내용이 명확할 경우, 내용이 불분명할 때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 '작성자 불이익 원칙'을 적용하기도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해법은 '약관 해석' 아닌 '설명의무 위반'에"…관점 바꾼 조언


그러나 다른 해법을 제시한 변호사도 있었다. 약관의 문구를 다투기보다, 보험사의 '설명의무 위반'을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배우자의 통상적 개념을 좁혀 사실혼을 제외하는 조항은 가입 시 보험사가 반드시 설명해야 할 중요 내용이라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보험 설계사가 가입 당시 이 제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사는 해당 약관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 변호사는 "승산이 희박한 사실혼 입증에 매몰되지 않고, 보험사의 불완전판매를 압박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변호사 역시 "가입 당시 해당 제한 사항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면 '설명의무 위반'을 들어 충분히 대응해 볼 실익이 있다"고 봤다.


소송보다 금감원 분쟁조정부터…핵심 증거는 '가입 당시 녹취록'


변호사들은 처음부터 소송을 제기하기보다 금융감독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토바이 수리비 등 손해액에 비해 소송 비용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핵심이 되는 증거는 사실혼 입증 자료가 아니라 '설명의무 위반'을 입증할 자료다.


이민철 변호사는 "확보해야 할 핵심 무기는 가입 당시의 통화 녹취록이나 자필 서명이 담긴 청약서"라고 강조했다.


여울법률사무소 배진혁 변호사는 "보험사가 단지 혼인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다면,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금융감독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액 민사소송을 통해 다퉈볼 실익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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