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대법원장 법왜곡죄 수사, 경찰이 직면한 치명적 딜레마와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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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대법원장 법왜곡죄 수사, 경찰이 직면한 치명적 딜레마와 돌파구

2026. 03. 16 13:17 작성2026. 03. 17 08: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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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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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재판 심리 과정의 고의성 입증이 관건

압수수색 영장부터 첩첩산중

'사법개혁 3법 공포' 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고발 사건을 맡은 경찰이 전인미답의 수사를 앞두고 깊은 딜레마에 빠졌다.


고도의 법리적 판단을 내리는 대법관의 내심을 범죄로 입증해야 하는 수사 자체의 난도가 극히 높기 때문이다.


수사 첫 관문인 압수수색 영장조차 법원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새롭게 도입된 법왜곡죄의 첫 시험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병철 변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 등을 형법상 법왜곡죄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고발장에 따르면 조 대법원장 등은 지난해 대선 직전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사건을 심리하며 형사소송법상 서면주의 원칙을 의도적으로 어겼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사건의 뼈대가 되는 핵심 사실관계는 시간적 간극에 있다.


7만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종이 소송기록을 꼼꼼히 검토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사건 배당 당일인 지난해 4월 22일 곧바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단 이틀 만에 심리를 종결해 유죄 취지의 선고를 내렸다는 것이다.


고발인은 이처럼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이례적인 처리 속도가 곧 법을 왜곡한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접수됐던 이 사건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찰 내 특수부로 불리는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수사대로 이첩됐다.


등장인물과 사실관계가 선명하게 드러난 만큼, 이제 공은 수사기관의 입증 능력으로 넘어왔다.



"영장 내줄 판사 있겠나" 강제수사 가로막는 사법부 독립의 벽

수사의 첫 번째 난관은 증거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 돌입 여부다.


전원합의체 회부 과정이나 각 대법관의 법리 검토 내역을 파악하려면 대법관 및 재판연구관들의 통신 내역과 내부 검토보고서 등 물증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압수수색 영장 발부의 칼자루는 법원이 쥐고 있다.


현직 대법원장을 겨냥한 경찰의 영장 청구를 일선 법원이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사법부 독립 훼손을 우려하는 법관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방어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도 법왜곡죄로 인해 사법기능이 위축되지 않도록 형사법관에 대한 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바 있다.


내부 문서라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경찰 수사는 시작부터 짙은 안갯속을 걸을 수밖에 없다.


판례로 본 법왜곡죄의 치명적 맹점, "합리적 재량인가 의도적 왜곡인가"

사실관계를 토대로 한 핵심 법률 쟁점은 지난 3월 12일 신설된 형법 제123조의2, 즉 법왜곡죄의 성립 요건으로 귀결된다.


해당 법령은 법관이 타인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적용돼야 할 법령임을 알면서도 적용하지 않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때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수사의 성패를 가를 절대적 기준은 주관적 고의의 입증이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2도8641 판결)에 따르면 형사재판에서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수사기관에 있으며,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엄격히 증명되어야 한다.


문제는 법관의 재판상 판단이라는 내심의 의사를 외부에서 직접 확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고의와 같은 내심적 사실은 사물의 성질상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99도1911 판결).


결국 경찰은 재판연구관의 검토보고서 묵살 여부, 대법관 간 협의 자료, 이례적인 사건 배당 및 이틀 만의 심리 종결이라는 간접증거들을 정교하게 연결해 의도적 왜곡을 추단해야 한다.


더욱 치명적인 맹점은 법왜곡죄 단서 조항에 명시된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에서 이루어진 재량적 판단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대목이다.


일선 경찰 수사관이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고도화된 법리 적용을 두고, 그것이 합리적 재량을 벗어난 범죄적 왜곡이었는지를 평가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에 놓인 것이다.


딜레마 빠진 경찰 수사, 공수처 이첩이 새로운 돌파구 될까

형사소송법상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대법원 2018도20504 판결)에 따라 적법한 영장 없이는 대법원 내부의 핵심 증거를 재판에 사용할 수도 없다.


피의자의 자백이 없는 한 혐의 입증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수사 실무진의 현실적인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조만간 7만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 검토를 마치고 구체적인 수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 범죄에 우선적 관할권을 가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 사건의 이첩을 요구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제기된다.


사법 역사상 최초의 법왜곡죄 사건이라는 상징성과 현직 대법원장 수사라는 유례없는 무게감 속에서, 수사기관이 첩첩산중의 법리적 맹점을 뚫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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