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도 않은 말에 군기교육행"…'항고'만 믿다간 전역일 늦춰진다
"하지도 않은 말에 군기교육행"…'항고'만 믿다간 전역일 늦춰진다
억울한 징계, 항고해도 입소는 강행…'집행정지' 모르면 속수무책

억울한 군기교육 처분을 받았을 때, 항고만으로는 집행이 정지되지 않으며, 처분을 즉시 멈추는 '집행정지' 신청이 필수적이다. / AI 새
"제가 이번에 억울하게 군기교육 15일 처분을 받았습니다. 제가 성적인 발언을 하지 않았는데 신고를 당한 것인데, 간부의 직권 남용으로 인해 진술권 거부 및 강요·압박 진술을 당했습니다."
한 병사의 절박한 호소다. 억울한 징계에 변호사를 선임해 항고를 준비하지만, 코앞으로 다가온 입소일과 집행정지 신청 비용 부담 사이에서 그의 시간은 타들어가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항고만 믿고 있다가는 꼼짝없이 훈련받고 전역일만 늦춰질 수 있다며, 처분을 즉시 멈추는 '집행정지' 신청이 억울함을 풀 첫 단추라고 입을 모은다.
항고장 냈으니 괜찮다? 멈추지 않는 군기교육 시계
결론부터 말하면, 억울한 징계에 대해 항고를 제기하더라도 군기교육 처분은 멈추지 않는다. 2020년 군인사법 개정으로 영창 제도가 군기교육으로 대체되면서, 항고 시 집행이 정지되던 조항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도모의 고준용 변호사는 "군기교육 처분에 대한 항고는 처분의 효력을 자동으로 정지시키지 않습니다"라며 "항고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군기교육 집행이 시작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군인사법에 따르면 항고 처리 기간은 접수 후 30일이 원칙이지만, 부득이한 경우 30일 연장이 가능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질문자님의 항고장 제출 기한이 7월 21일이고 군기대 입소 예정일이 8월 초라면, 현실적으로 항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 군기교육 집행이 먼저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항고 결과만 기다리다가는 꼼짝없이 입소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역일 지연'이라는 회복불가 손해…집행정지 필수인 이유
전문가들이 '집행정지'를 한목소리로 외치는 이유는 군기교육이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남기기 때문이다. 군기교육을 일단 받게 되면, 나중에 항고에서 이겨 처분이 취소되더라도 이미 침해된 신체의 자유와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특히 현행법상 군기교육 기간은 복무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훈련받은 만큼 전역일이 그대로 늦춰지는 치명적인 불이익이 발생한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김연주 변호사는 집행정지 신청의 핵심에 대해 "처분의 위법성 주장뿐 아니라, 입소가 먼저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려운 손해가 생긴다는 점과 그 급박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적시하느냐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군기교육은 집행이 완료되면 추후 항고에서 이기더라도 신체적 자유를 침해당한 부당한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므로, 부당한 집행을 막기 위해서는 집행정지 신청이 사실상 필수적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억울한 처분의 집행을 막을 유일한 '브레이크'가 바로 집행정지 신청인 셈이다.
비용 부담에 '나 홀로' 신청?…가능하지만 전략이 관건
그렇다면 비용이 부담될 경우, 병사 혼자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을까?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조기현 변호사는 "집행정지 신청서는 질문자님이 직접 작성하여 처분을 내린 징계권자(소속 부대장) 또는 항고심사위원회에 제출하셔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능하다'는 사실과 '인용 가능성'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징계 과정의 위법성(진술권 침해, 강요 등)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발생의 긴급성을 법원이 납득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항고 이유와 같은 방향으로 절차상 하자(진술권 보장 여부, 강요·압박 정황), 사실인정의 근거(진술의 신빙성, 객관자료 유무), 징계양정의 타당성을 함께 구조화해,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을 설득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비용이 문제라면 변호사에게 집행정지 신청서의 초안 작성이나 검토만 의뢰해 부담을 줄이고, 직접 접수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