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보호처분 중 또…화장실 앞 서성인 10대, 실형 위기
소년보호처분 중 또…화장실 앞 서성인 10대, 실형 위기
'촬영 안했다' 항변에도 동종 전력·성년 임박 '이중고'

과거 여자화장실 불법촬영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18세 소년이 또다시 여자화장실 앞에서 서성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 AI 생성 이미지
지난해 '여자화장실 불법촬영'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만 18세 소년이 또다시 여자화장실 앞에서 서성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소년 측은 '호기심이었을 뿐 촬영은 안 했다'고 항변하지만, 동종 전력과 곧 만 19세 성인이 된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자칫 소년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일반 형사재판으로 넘겨져 성범죄자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수사 초기 대응에 따라 소년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기심'이라지만…벼랑 끝에 선 10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지난해 여자화장실 불법 촬영으로 법원으로부터 소년보호처분 2호(수강명령)를 받은 만 18세 A군. 아직 처분 기간이 끝나지도 않은 최근, 그는 과거 범행을 저질렀던 건물에서 또다시 경찰에 연행됐다.
피부과 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2층 여자화장실 앞에서 기웃거리던 것이 화근이었다. 화장실 안에 있던 여성이 인기척을 느끼고 소리를 내자, A군은 보호처분 중이라는 두려움에 도망쳤다.
하지만 '신고하면 큰일 날 수 있다'는 생각에 다시 1층으로 돌아와 여성에게 "화장실 앞에서 기웃 거린 거 잘못했다"고 사과하며 촬영 사실이 없음을 입증하려 카메라까지 보여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112 신고가 접수돼 파출소로 연행됐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이 "카메라 촬영은 하지 않았고 여자화장실에 호기심이 발동해서 기웃거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동종 범죄로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은 경찰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촬영 안 했으면 무죄? '성적 목적 침입'이 진짜 쟁점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촬영을 하지 않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카메라 촬영 여부뿐만 아니라 '성적 목적을 가지고 다중이용장소에 침입했는지' 여부다.
법무법인 무율의 김도현 변호사는 "여자화장실 앞에서 기웃거린 것이 성폭법의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고, 그 외 카메라이용촬영죄는 촬영하지 않았다는 점이 갤러리와 추후 포렌식으로 밝혀질 거라 판단됩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A군처럼 화장실 '내부'에 들어가지 않고 '앞'에서 서성인 경우, 범죄 성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는 "만일 여자화장실을 들어갔다면 성폭법 제12조의 성적목적침입행위가 성립할 수는 있겠으나, 그 앞에서 기웃거렸다면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며 그 미수범 처벌규정 또한 없어서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워 보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법무법인 에스제이파트너스 옥민석 변호사는 "여자화장실 앞을 기웃거린 것에 불과하다면 아무 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문제는 아니고 앞으로 수사단계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하여 억울함을 풀어야 합니다"라며 수사 과정에서의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카운트다운 시작된 '만 19세'…소년법이냐, 형사처벌이냐
A군에게 더욱 불리한 점은 그의 나이다. 오는 4월이면 만 19세 성인이 되기 때문에, 수사 및 재판이 길어질 경우 소년이 아닌 성인으로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곧 만 19세가 되는 연령이므로, 수사단계에서 성년이 되어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분됩니다"라며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전력이 있어 수사 초기부터 철저한 대응이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일반 형사사건으로 처리될 경우, 그 결과는 소년보호처분과는 차원이 다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벌금형이라도 나오게 될 경우 최소 10년 이상 성범죄자로 신상정보 등록되어 1년에 1회 이상 경찰서 출석하여 사진을 촬영하고 제반 신상정보를 제출하게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이재용 변호사는 "최대한 만19세가 되기 이전에 사건절차를 종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 보이는 사건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휴대폰 제출, 득일까 실일까…'임의제출'의 함정
사건 초기, A군의 부모가 경찰의 휴대폰 임의제출 요구를 즉시 응하지 않고 이틀 뒤 제출하겠다고 한 선택을 두고도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휴대폰 제출과 관련해서는, 수사기관의 임의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이미 갤러리 사진을 촬영한 상황이고, 실제 범행 증거가 없다면 오히려 제출하여 혐의를 해소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차라리 이러한 상황이라면 임의제출을 해서 빠르게 혐의를 벗어나는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겠네요"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임의제출은 수사 협조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섣부른 제출은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의 장휘일 변호사는 "변호사와의 논의 없이 임의제출하는 경우 수사 범위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라며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동종 전과가 있어 수사기관의 강한 의심을 받는 상황인 만큼,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수사 방향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