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백한 촉법소년, 휴대폰 강제수사 피할 수 있나
자백한 촉법소년, 휴대폰 강제수사 피할 수 있나
혐의 인정했지만 휴대폰 제출은 거부…법조계 의견은?

아동 성착취물 시청을 인정한 촉법소년이 핵심 증거인 휴대폰 제출을 거부했다. / AI 생성 이미지
불법 사이트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시청한 혐의를 인정한 촉법소년. 그러나 결정적 증거가 담긴 휴대폰 제출은 거부했다.
형사 처벌 대상이 아닌 소년을 상대로 수사기관이 강제수사의 상징인 압수수색 영장까지 발부받을 수 있을까?
혐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수사기관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는 이유와 법적 가능성을 변호사들의 자문을 통해 심층 분석했다.
“죄는 인정, 폰은 못 줘”... 엇갈린 촉법소년의 태도
사건은 한 불법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아청물) 유포 사이트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시작됐다. 수사망에 오른 인물 중에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 A군도 포함됐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은 사이트에서 아청물을 시청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러나 범행의 핵심 증거가 될 휴대폰을 임의로 제출하라는 경찰의 요구는 단호히 거부했다.
A군의 ‘자백’과 ‘거부’라는 엇갈린 태도는 수사기관을 법적 딜레마에 빠뜨렸다.
법조계 “영장 발부 가능” 우세 속 “실제 집행은 미지수”
촉법소년의 휴대폰을 강제로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변호사들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는 데 무게를 뒀다. 다만, 실제 영장이 집행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사건은 중대 범죄로 간주되기 때문에, 촉법소년의 관여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영장을 통해 포렌식 수사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촉법소년도 형사 처벌을 받지 않을 뿐이지 핸드폰 임의 제출을 거부할 경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할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반면, 영장 집행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현동엽 변호사는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진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그렇다고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까지 발부받아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도 “피의자가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이고 혐의를 전부 인정하였다면, 굳이 핸드폰을 압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이며 현실적인 집행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자백에도 포렌식 강행?…“숨겨진 여죄 확인할 것”
수사기관이 A군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조 전문가들은 단순 시청 외의 ‘숨겨진 여죄’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분석한다.
법무법인 신광의 정복연 변호사는 휴대폰 제출 거부가 다른 혐의를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은 “핸드폰에 다른 영상이나, 다른 범죄와 관련된 부분이 있어서 재출하지 않는것으로 볼것입니다”라는 것이다.
단순 시청을 넘어 소지, 유포, 제작 등 추가 범죄의 단서를 찾기 위해 포렌식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촉법소년 수사의 원칙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짚었다. 그는 “우선 촉법소년의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영장 발부를 통한 강제수사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다만 실무상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의 경우, 수사기관이 추가 범죄 예방과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수사를 진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촉법소년이라 할지라도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강제수사의 칼날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