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있으니 아이 뺏어올 것"이라는 남편, 정말 양육권 뺏길까요?
"우울증 있으니 아이 뺏어올 것"이라는 남편, 정말 양육권 뺏길까요?
13개월 아이 둔 엄마의 고민…외벌이 남편, 싸울 때마다 물건 부수며 위협

13개월 아이의 주양육자인 엄마는 양육권을 뺏길까 불안해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이 경제력보다 유대, 양육 연속성을 중시해 엄마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한다. / AI 생성 이미지
13개월 된 아이의 엄마 A씨는 평소 우울감을 느끼지만, 아이를 돌보는 일만큼은 한 번도 미룬 적이 없다. 아이의 삼시세끼와 간식, 우유를 챙기고 남편의 양복을 빨아두는 등 가사와 육아를 전담했다.
하지만 외벌이인 남편 B씨는 A씨의 우울증을 문제 삼았다. 그는 "서울에 가서 좋은 변호사를 선임해 너에게서 아이를 빼앗아 올 자신이 있다"고 확신하며 A씨를 압박했다.
최근 부부싸움 중 B씨는 아이패드를 집어던지고 선풍기로 유리창을 깨부수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B씨의 위협에 A씨는 정말 아이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A씨는 양육권을 지킬 수 있을까?
"양육은 네 일"이라던 남편, 싸울 땐 물건 부수며 위협
A씨는 신생아 때부터 13개월 된 아이를 도맡아 키웠다. 남편 B씨는 외벌이라는 이유로 육아 참여에 소극적이었다. 평소 "양육은 너의 일"이라고 말했고, 하루 2~3시간 정도만 아이를 돌봤다. 이마저도 피곤하거나 화가 나면 1시간으로 줄었다.
최근 말다툼 중 B씨는 A씨가 자신의 말을 끊었다는 이유로 극도로 분노했다. 그는 녹음 중이던 아이패드를 집 밖으로 던지고 선풍기를 들어 유리창을 내리쳤다. 선풍기는 박살이 났고, 방문도 주먹으로 두 번 내리쳐 부서졌다. A씨를 직접 때리진 않았지만, 그 모습에 A씨는 더 이상 함께 살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변호사들 "양육권, 엄마가 유리"…핵심은 '주양육자' 여부
변호사들은 결론부터 말해, A씨가 양육권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원이 양육권자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자녀의 복리'이며, 경제력이나 변호사의 능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리온 김태우 변호사는 "남편이 외벌이이고 좋은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이유만으로 양육권을 가져가기는 어렵다"며 "법원은 경제력만이 아니라 자녀의 나이, 현재까지의 주 양육자, 부모와 자녀의 애착관계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13개월 영아의 경우, 지금까지 아이를 주로 돌봐온 '주양육자'가 누구인지가 결정적이다.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는 "13개월이라는 어린 나이의 경우 법원은 통상 주된 양육자였던 어머니와의 유대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짚었다. A씨가 신생아 때부터 아이를 전담했다는 사실이 강력한 근거가 된다는 의미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 역시 "법원은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기존의 양육 환경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는다"며 "전체적인 양육의 연속성과 기여도 면에서 A씨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봤다.
'우울증'과 '외벌이'는 양육권 박탈 사유가 될 수 있나
남편 B씨가 문제 삼은 A씨의 우울증과 자신의 외벌이 지위는 양육권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우울 증상은 그 자체만으로 양육권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는다"며 "법원은 우울감이 있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아이를 안정적으로 돌볼 수 있었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 고재현 변호사도 "우울증이 있더라도 아이를 돌볼 수 있을 정도의 경증이고 그간 충실히 양육을 담당했으며 치료도 하고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남편의 경제력 역시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법률사무소 하라 김은영 변호사는 "경제력은 부차적 요소로 양육비 지급으로 보완되므로, 외벌이라는 사정만으로 남편이 우위에 서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남편의 '폭력성'이 결정적 불리 사유
변호사들은 오히려 남편 B씨의 폭력적인 행동이 양육자로서 부적합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적인 신체 폭행이 없었더라도, 아이가 보는 앞에서 물건을 부수는 행위는 정서적 학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남편이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아이패드와 선풍기를 던지고 문을 부순 행위는 자녀의 정서적 학대 및 가정폭력에 해당한다"며 "부숴진 물건 사진, 당시 녹음 파일 등을 철저히 증거로 수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 또한 "물건을 던지고 선풍기와 문을 파손한 행위는 아이의 안정적 양육환경을 해치는 중요한 사정"이라며 B씨에게 불리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