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 학생뿐만 아니라 '감독 의무' 소홀한 부모도 책임져라"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뿐만 아니라 '감독 의무' 소홀한 부모도 책임져라"

2021. 08. 23 12:23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배상 = 민법 제750조

손해를 입힌 사람이 미성년자라면 법정 감독의무자가 책임 = 민법 제755조

민법을 근거로 학교폭력 가해자와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한 판결이 나왔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인 청소년이 범죄를 저지른 경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년법이 적용된다. 이 경우 소년법의 목적에 맞게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걸로 끝일까?


우리 민법은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쳤다면 배상하도록 하고 있고(제750조), 이때 손해를 입힌 사람이 미성년자라면 법정 감독의무자가 대신 책임을 지도록 명시하고 있다(제755조).


이 조항들을 근거로 학교폭력 가해자와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한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법 민사4단독 홍다선 판사는 학교폭력 피해자인 A군과 A군의 부모가 가해 학생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홍 판사는 피고(가해 학생 3명과 부모 등) 9명이 A군 측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명목으로 총 1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학교폭력으로 적응장애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겪은 피해 학생

사건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군은 같은 학교에 다니던 B군과 다른 학생 3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다. A군이 자신의 친구들을 험담했다는 이유였다.


이후 A군은 경추 염좌와 귀통증으로 한 대학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적응장애 진단과 함께 급성 스트레스로 인한 후유증 등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을 폭행한 B군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미성년자였던 이들은 형사처벌은 피했으나, 가정법원으로 넘겨져 보호처분을 받았다.


인천 남부교육지원청 역시 B군에게 출석 정지 5일과 5시간 특별교육 이수,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다. 다른 학생 3명에게도 6~8시간의 봉사활동과 4시간의 특별교육 이수 처분을 했다.


형사처벌까지는 아니지만, 법원의 보호처분 그리고 학교의 징계를 받은 B군. 하지만 A군에 대한 괴롭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3월, B군은 A군을 불러내 다른 친구와 싸움을 붙였다. 그리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한 뒤 SNS 단체 메시지 방에 올렸다.


A군은 이 사건으로 또다시 적응장애를 겪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가해 학생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의 부모도 책임 있다" 1600여만원 손해배상

A군과 A군 부모는 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홍다선 판사는 A군 측의 손을 들어주며 "가해 학생들이 A군에게 한 행위는 불법"이라고 정의했다.


또한, "당시 가해 학생들은 미성년자였지만 교육 수준 등을 보면 책임 능력이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스스로 불법 행위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법 제753조에 따르면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에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의 책임이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홍 판사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가해 부모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홍 판사는 봤다. "미성년자가 능력이 있어 스스로 책임을 지더라도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감독의무자도 손해배상을 할 책임이 있다"며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자녀가 다른 학생을 괴롭히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해야 할 감독 의무가 있는데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민법 제755조에 규정된 '감독자의 책임'을 게을리했으니,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 것이다.


따라서, 가해 학생과 가해 학생 부모 등 9명이 치료비와 위자료 등 명목으로 총 1600여만원을 책임지라고 판결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