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1000만원에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날아온 '국선변호인 통지서'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벌금 1000만원에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날아온 '국선변호인 통지서'

2025. 08. 06 18:3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변호사들 "판사가 벌금형 가볍다고 본 것"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음주운전으로 벌금 1000만 원 약식기소된 운전자에게 법원이 돌연 정식재판을 명령했다. A씨는 "벌금만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라며 날벼락 같은 '국선변호인 선정 통지서'에 망연자실했다. 검찰이 내린 벌금형이 너무 가볍다며 판사가 직접 법정에 세운 상황,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건은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64%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오토바이 뒷부분을 경미하게 들이받았다. 충돌 사실조차 몰랐던 A씨는 뒤따라온 오토바이 운전자의 요구에 차를 세웠다. 다행히 피해가 크지 않아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는 처벌불원서까지 써줬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이 가장 무거운 혐의였던 '음주 뺑소니'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만 남아 벌금 1000만 원에 약식기소됐고,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다.


하지만 얼마 뒤 날아온 '국선변호인 선정 통지서'는 모든 기대를 뒤집었다. 사건번호는 벌금형 사건을 뜻하는 '고약'에서 정식재판을 의미하는 '고단'으로 바뀌어 있었다. A씨는 "왜 갑자기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혹시 뺑소니 혐의가 다시 추가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고 토로했다.


판사의 '괘씸죄'?

변호사들은 판사의 '직권 회부' 결정 자체에 주목했다. 검찰이 청구한 벌금 1000만 원이 죄질에 비해 너무 가볍다고 보고, 판사가 직접 형량을 따져보겠다며 칼을 빼 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세준 변호사(법률사무소 로뎀)는 "판사가 봤을 때 음주수치가 매우 높고 사고까지 발생해 벌금형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서준 변호사(오엔 법률사무소) 역시 "통상 단순 음주 초범이면 직권회부하지 않는다"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도주치상, 즉 뺑소니 정황을 판사가 매우 나쁘게 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사실상 더 무거운 처벌을 검토하겠다는 신호다.


검찰이 '무혐의'한 뺑소니, 법정에서 부활할까

A씨의 가장 큰 공포는 검찰 단계에서 사라졌던 '뺑소니' 혐의가 법정에서 되살아나는 것이다. 다행히 다수 변호사는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혐의가 재판에서 추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송동민 변호사(법률사무소 상산) 역시 "뺑소니 혐의를 추가하려면 검찰의 추가 기소가 필요한데, 이미 혐의없음 처분한 사안이라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은 오직 공소장에 적힌 '음주운전' 혐의 안에서만 진행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이용수 변호사(법무법인 가림)는 "죄명이 추가되지 않더라도, 뺑소니 의심 정황은 양형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판사가 '사고 후 현장 이탈'이라는 사실 자체를 형량을 결정하는 핵심 잣대로 삼을 것이란 의미다.


'벌금' 아닌 '징역형 집행유예' 경고등…운명 가를 마지막 기회

결국 A씨는 이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을 갈림길에 섰다. 옥민석 변호사(법무법인 에스제이파트너스)는 "법원이 직권으로 재판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징역형을 염두에 뒀다는 강력한 신호"라며 "벌금형과 집행유예는 사회생활에서의 불이익 차원이 다르므로 총력 방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양형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해 재판부를 설득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김일권 변호사(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는 "피해자와의 합의, 진지한 반성, 재범 방지 노력 등을 담은 의견서와 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선처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