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깔고 슬리퍼 신었는데...400만원 층간소음 소송,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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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깔고 슬리퍼 신었는데...400만원 층간소음 소송, 결과는?

2025. 10. 30 16: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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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이사 가는데" 억울함 호소했지만…법조계 "이것 모르면 100% 패소합니다"

층간소음으로 소송을 당했더라도 소음 방지 매트 설치 등 소음 저감 노력을 했다면, 섣불리 합의하지 말고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층간소음 방지 매트에 슬리퍼까지 신었지만, 400만원 배상 소송을 당한 윗집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어느 날 갑자기 법원에서 날아온 차가운 서류 봉투. 그 안에는 '층간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400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장이 담겨 있었다. A씨는 눈앞이 캄캄해졌다. 아랫집의 잦은 민원에 거실 전체에 소음 방지 매트를 깔고, 푹신한 슬리퍼까지 신으며 발소리를 죽여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3개월 뒤면 이사할 예정이라 더욱 황당했다. 관리사무소 직원도 몇 차례 방문해 "특별히 문제 될 만한 소음은 없다"고 확인까지 해준 터였다. 억울함이 목까지 차올랐지만, 법원의 소장은 A씨의 일상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법원 소장 받고 '무시'하면 벌어지는 최악의 결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억울하니 무시하자'일 수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이것이 패소를 자초하는 최악의 선택이라고 경고한다. 민사소송은 형사소송과 달리, 피고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으면 원고의 주장을 모두 사실로 인정해버리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피고가 법원이 정한 기간 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재판 한 번 열리지 않고 원고의 청구를 그대로 인용하는 '무변론 판결'이 선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A씨가 억울함만 간직한 채 가만히 있으면 400만원을 고스란히 물어줘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억울함을 풀 첫 단추는 소송에 정식으로 응하는 '답변서 제출'이다.


판사가 '이것' 하나만 본다…승패 가르는 '수인한도'의 정체


일단 소송에 대응하기로 했다면, 무엇을 주장해야 할까. 층간소음 재판에서 판사의 저울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수인한도(受忍限度)'다. 사회 통념상 이웃으로서 참고 견뎌야 하는 소음의 한계를 넘었는지를 따지는 것이다.


법무법인 이로 김수한 변호사는 "단순히 소리가 시끄럽게 들렸다는 주관적 감정만으로는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법원은 객관적인 소음의 크기(데시벨), 소음 발생 시간과 빈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소음을 줄이려는 노력이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핀다"고 조언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소음이 수인한도를 넘었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은 소송을 건 아랫집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A씨는 방어하는 입장에서 소음 방지 매트 구매 영수증, 슬리퍼 착용 사진, 관리사무소 직원의 확인서나 사실확인 진술 등을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생활 소음 수준이었고, 민원 제기 이후 소음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재판부에 알려야 한다.


400만원 다 줘야 하나? 변호사들이 '섣부른 합의' 말리는 이유


그렇다면 A씨는 결국 400만원이라는 거액을 물어줘야 할까. 변호사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한다. 고의로 바닥을 찍는 등 '보복 소음'을 낸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법원은 생활 소음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 보상에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을 충분히 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법원은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거나 배상액을 대폭 줄여준다"고 말했다. 억울한 마음에 덜컥 거액의 합의금을 주기보다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법적 절차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 이유다.


법무법인 태강 조은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판사가 양측의 입장을 조율하는 '조정' 절차를 통해 감정싸움을 멈추고 원만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층간소음 분쟁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법적 절차를 통해 이성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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