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없으면 갱신" 믿었는데…나가라니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연락 없으면 갱신" 믿었는데…나가라니요?

2026. 03. 10 17:5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실거주하겠다" 뒤늦게 통보한 집주인, 세입자는 나가야 하나

계약갱신을 약속했던 집주인이 3개월 뒤 실거주를 이유로 퇴거를 통보해 신의칙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 계약 만료 6개월 전, 세입자는 카카오톡으로 계약 갱신을 요구했다. 집주인은 "특별히 연락 없으면 지금 조건대로 갱신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3개월 뒤 돌연 "사정이 생겨 실거주해야겠다"며 퇴거를 통보했다. 한순간에 길 위로 내몰릴 위기에 처한 세입자, 과연 법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연락 없으면 갱신" 약속, 3개월 만에 뒤집혔다


다가오는 6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 A씨는 지난해 12월, 집주인에게 카카오톡으로 계약갱신청구권(세입자가 기존 계약을 2년 연장할 수 있는 권리) 행사 의사를 전달했다.


당시 집주인은 "카톡상에 주고받은 내용만으로 임차인분께서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통지했다는 점을 인지했다"면서도 "혹시 변경이 필요하면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연락드리겠다. 특별히 연락 안 드리면 지금 조건대로 갱신되는 걸로 생각하시면 될 거 같다"고 답했다.


A씨는 집주인의 말을 믿고 별다른 걱정 없이 지냈다. 하지만 평온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3월, 집주인은 돌연 전화를 걸어 "사정이 어려워져 실거주할 예정이니 집을 비워달라"고 통보했다. A씨는 "법적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냐"며 망연자실했다.


법정 간다면…'퇴거 의무' 두고 변호사들 의견 팽팽


A씨의 사연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엇갈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법적으로 A씨가 퇴거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집주인은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기간에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A씨의 계약 만료 2개월 전은 4월 2일이므로, 3월 7일에 통보한 집주인의 갱신 거절은 법적 기간을 지켰다는 것이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12월 카톡 대화에서 집주인이 확정적 합의가 아닌 여지를 남겼다"며 "만료일 2개월 전 이전에 실거주 통보를 해온 것이므로,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퇴거하셔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 역시 "집주인이 이제 와서 실거주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법적으로 유효한 거절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퇴거 의무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집주인이 12월에 한 답변이 사실상 '갱신 합의'에 해당하며, 이를 뒤늦게 뒤집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법률사무소 예준의 신선우 변호사는 "단순 전화 요구만으로 임차인께 법적으로 즉시 퇴거 의무가 확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거주 요건을 증명할 책임은 집주인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한 법률 분석 자료에서는 "임대인이 일단 갱신에 동의하는 의사를 표시한 후 약 3개월이 지나서 이를 번복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할 소지가 있다"며 A씨가 퇴거할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리기도 했다.


'가짜 실거주' 막을 최후의 무기, 손해배상 청구


전문가들은 만약 A씨가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집주인의 '실거주'가 진짜인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약 집주인이 A씨를 내보내고 실제 거주하지 않은 채 다른 세입자를 들인다면,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A씨는 집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이 경우 '갱신 거절 당시 월세 3개월분', '새로운 임대료와의 차액 2년분', '실제 입은 손해액' 중 가장 큰 금액을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향후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하여 허위일 경우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변호사들은 "실거주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맞는지"를 문자나 카톡으로 재확인해 증거를 남기고, 이사 후에도 해당 주소지의 전입세대 열람을 통해 집주인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