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19일 전, 교통사고로 복귀 30분 늦었는데…"무조건 처벌" 협박한 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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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19일 전, 교통사고로 복귀 30분 늦었는데…"무조건 처벌" 협박한 간부

2025. 09. 26 10:1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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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없는 교통사고, 군무이탈죄 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전역을 불과 19일 앞둔 병사 A씨의 휴가 마지막 날. 복귀를 위해 탑승한 버스가 택시와 가벼운 접촉사고를 일으키면서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복귀 시간에 늦을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 A씨는 다급한 마음에 버스 기사에게 연락처만 남기고 곧장 다른 교통편을 이용해 부대로 향했다.


이동하는 중에도 A씨는 소속 부대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모두 설명했다. “교통사고가 나서 늦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간부는 “최대한 빨리 복귀하라”고 지시했다.


A씨는 지시에 따라 가장 빠른 경로를 택했고, 부대 당직사관에게도 중간 보고를 하는 등 복귀 의무를 다하기 위해 애썼다. 부대에 도착한 시간은 예정보다 30분 늦었다. 그는 곧바로 경위서를 작성해 제출하며 상황을 소상히 밝혔다.


하지만 A씨를 기다린 것은 이해가 아닌 싸늘한 반응이었다. 동료 병사들을 통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다. A씨의 소대 간부가 상황실에 있던 다른 병사들 앞에서 “얘 내가 무조건 처벌받게 한다”, “어떻게 해야 얘가 긁힐까? 아무래도 군기교육대겠지?”라는 말을 공공연히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간부는 A씨의 경위서를 들고 다른 병사 한 명과 함께 30분 넘게 문을 닫고 있었다. A씨는 “사고 증명을 위해 버스회사에 연락했지만, 사고가 접수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보고가 허위가 되고, 고의적 무단이탈로 처벌받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증거 없는 교통사고, 무단이탈죄 처벌받나?

A씨의 가장 큰 불안은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버스회사가 사고 접수를 하지 않으면서 그의 지연 복귀 사유는 공식적으로 입증할 길이 막혔다. 이 경우 A씨의 보고는 허위 보고가 되고, A씨는 군무이탈죄로 처벌받을까?


대다수 변호사는 고의성이 없어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명륜의 오지영 변호사는 “사고 직후 간부에게 상황을 알리고 지시를 받아 최단 경로로 복귀했으며, 당직사관에게도 실시간으로 보고한 점에서 고의로 복귀를 지연시켰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온기의 권장안 변호사 역시 “무단이탈 고의에 대한 입증 책임은 군검사에게 있다”며 “사고가 없었음을 알면서도 고의로 허위 보고를 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하지 못한다면 무단이탈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신중한 의견도 있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실제 사고 발생을 입증하지 못하면 무단 이탈 고의성이 인정될 것이므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무조건 처벌” 간부의 막말, 법적 문제는

A씨를 더 힘들게 한 것은 간부의 모욕적인 발언이었다. 시시비비가 가려지기도 전에 동료들 앞에서 자신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은 것에 큰 상처를 받았다. 이 발언은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하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이는 별개의 징계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행복의 장종현 변호사는 “해당 간부의 발언은 적절치 않은 내용이나 위 발언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른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은 열려 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간부의 발언은 군형법상 모욕죄 및 지휘권 남용 소지가 있다”며 “사실관계가 입증된다면 인권침해 문제로 민원이나 진정 제기가 가능하며, 군 내부적으로도 품위 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변호사들은 교통카드 사용 내역, 통화 기록 등 간접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 복귀 의사가 명확했음을 소명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은 군 내부 고충 처리 제도나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등을 통해 별도로 문제를 제기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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