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무혐의'인데 면허취소... 4개월간 생계 막막,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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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무혐의'인데 면허취소... 4개월간 생계 막막, 누가 책임지나

2025. 09. 16 11:4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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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현행법상 구제 어려워... 경찰의 명백한 과실 입증해야 국가배상 가능"

A씨의 음주운전 혐의는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이미 시행돼 버린 '운전면허 취소' 때문에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셔터스톡

음주운전 '무혐의'에도 면허취소... '선(先) 행정처분' 제도의 덫


음주운전 혐의로 4개월간 면허가 취소됐다가 검찰에서 '증거 불충분' 처분을 받은 한 시민의 사연이 법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가혹한 행정처분부터 내려 생계에 타격을 입었지만, 정작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직장인 A씨의 악몽은 어느 늦은 밤, 경찰의 음주단속에서 시작됐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기준치를 살짝 넘겼다는 결과가 나왔다. A씨는 음주 종료 시점과 운전 시각 간에 차이가 크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찰은 절차에 따라 운전면허 취소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하루아침에 운전대를 잃은 A씨의 생계는 막막해졌다. 그는 행정처분이라도 멈춰달라며 행정심판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A씨는 4개월이라는 시간을 속절없이 흘려보내야 했다.


마침내 검찰로부터 날아온 통지서에는 '증거 불충분, 혐의없음'이라는 글자가 선명했다. 면허는 즉시 회복됐지만, 이미 입은 경제적·정신적 피해는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었다.




"일단 면허취소"... 억울해도 방법 없나?


A씨의 사례는 현행 도로교통법의 '이원적 제재 체계'가 낳은 그림자다. 한 변호사는 "현행법은 경찰이 유죄 판결 확정 전이라도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치를 넘으면 면허를 취소하는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정처분이 먼저 이뤄지는 '선(先) 행정처분, 후(後) 형사처벌' 원칙이다.


이는 도로교통 안전이라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취지지만, A씨처럼 다툼의 여지가 있는 개인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낳는다. 유일한 구제 수단인 집행정지(행정처분 효력을 잠시 멈추는 것) 신청마저 문턱이 높다.


김경태 변호사는 "음주운전처럼 공공안전과 직결된 사안에서는 법원이 공익을 더 중시해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생업의 어려움'만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인정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무죄 나오면 끝?"... 잃어버린 4개월, 보상받을 길은


그렇다면 A씨가 잃어버린 4개월은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국가배상청구소송'이 사실상 유일한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경찰의 위법한 직무 행위로 손해를 입었을 경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길 역시 가시밭길이다. 단순히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승소를 장담하기 어렵다. 소송에서 이기려면, 경찰의 면허취소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할 정도'였다는 점을 피해자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한 변호사는 "경찰의 수사가 명백히 부실했거나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처분을 내렸다는 점을 입증해야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법령에 따라 처분했다는 경찰의 주장을 넘어서기란 쉽지 않다는 의미다.


'공익' vs '개인 권리'... 반복되는 피해, 대안은 없나


A씨의 사례는 '신속한 위험 제거'라는 공익과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개인의 기본권이 충돌하는 지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혐의가 명백하지 않은 경우, 형사 절차의 결과를 기다린 후 행정처분을 하거나, 처분 전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검찰의 '혐의없음' 결정으로 결백을 증명했지만, A씨에게 남은 것은 되찾은 운전면허증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4개월의 상처뿐이다. 법의 이름으로 가해진 피해에 대한 책임은, 다시 한번 개인이 법정에서 외롭게 싸워 증명해야 할 몫으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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