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환영회가 악몽으로…익명의 '거짓 전화' 지옥
신입생 환영회가 악몽으로…익명의 '거짓 전화' 지옥
"누군지 모르는 그 사람 때문에…" 변호사들, '성명불상자 고소'가 유일한 해법

한 대학생이 신입생들과의 술자리 이후 악의적인 허위 사실 유포로 고통받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과의 단 한 번의 술자리가 끔찍한 악몽으로 변했다. 이들 중 누군가 학교 학과사무실 등에 악의적인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서, 한 대학생이 끊임없는 해명에 시달리는 고통을 겪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다면서도, 10명 중 누구인지 모르는 가해자를 특정하는 것이 최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일한 돌파구는 '성명불상자' 고소를 통한 경찰 수사뿐이다.
"누가 절 음해하나요"… 환영회가 남긴 악몽
평범한 대학생 A씨에게 악몽이 시작된 건 입학 예정 신입생 10명과 가진 술자리 이후부터였다. 화기애애했던 술자리가 끝나고 얼마 뒤, A씨의 학과사무실과 관련 부서에는 정체 모를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다.
내용은 모두 A씨와 술자리에 대한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었다. A씨는 졸지에 있지도 않은 일을 해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해명하는 통화 내용을 모두 녹음했지만, 정작 전화를 건 사람이 10명의 신입생 중 누구인지는 특정하기 어려운 막막한 상황에 부닥쳤다.
"범인 못 잡으면 헛수고"… '가해자 특정'의 벽
변호사들은 A씨의 사연에 대해 이론적으로는 명예훼손 고소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명예를 훼손할 만한 사실을 학과사무실, 각종 부서에 전화로 퍼트린다면 전파가능성이 있으므로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학교 조직 내에서 소문이 퍼질 가능성(공연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모든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지적한 가장 큰 난관은 바로 '가해자 특정' 문제였다. 윤 변호사는 "문제는 범인을 특정하는 것인데, 혐의가 있다고 볼 만한 사람이 10여명에 이르므로 이들에 대한 수사를 전부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입니다"라며 현실적인 벽을 짚었다.
법무법인 창세의 박영재 변호사 역시 "다만, 10명 중 누가 학교에 문의했는지를 특정할 수 없다면 고소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성명불상자 고소'로 추적"… 경찰 수사가 유일한 희망
그렇다면 방법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성명불상자(이름을 알 수 없는 사람) 고소'를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하면 경찰이 수사를 통해서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가 직접 범인을 찾을 필요 없이, 고소장을 접수해 경찰이라는 공권력이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도 "현재는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수사기관에서 통신기록 조회 등을 통해 발신자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라며 수사를 통한 가해자 특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단 가해자가 특정되면 A씨가 가진 해명 통화 녹음, 학교 관계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형사 처벌은 물론 정신적 피해보상(위자료)을 위한 민사소송까지 가능하다.
법무법인 태강의 조은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는 상황이 복잡하고, 증거 확보와 발언자 특정이 어려운 만큼, 변호사를 선임하여 전문적인 법률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