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 내 진정서가?”…섣부른 연락은 ‘독’, 전문가 5인의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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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 내 진정서가?”…섣부른 연락은 ‘독’, 전문가 5인의 해법

2025. 11. 20 15:0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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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번호만 아는 상대가 낸 진정서, 무고죄 고소 가능할까? 정보공개청구부터 변호사 상담까지 단계별 대응법을 법률 전문가들이 답했다.

내 이름으로 경찰에 진정서가 접수됐다면 섣불리 연락 말고 기다리는 것이 우선이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이름으로 경찰서에 진정서가?…'긁어 부스럼' 피하는 법률가들의 4단계 대응 전략


어느 날 갑자기 경찰서에 나에 대한 진정서가 접수됐다면?


억울함에 먼저 경찰에 전화부터 거는 것은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기다림’이 첫 번째 원칙이라고 입을 모은다.


먼저 '진정'과 '고소'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은 수사기관에 특정 사실을 알리며 조사를 요청하는 행위지만, 반드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경찰은 혐의점이 명확하지 않으면 내부 검토 후 사건화하지 않고 종결(내사종결)할 수 있다.


반면 고소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로, 경찰에 수사 의무가 발생한다. 당신이 받은 연락이 '진정' 단계라면 아직 사건이 정식으로 시작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상대방이 내 전화번호만 알고 있는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경찰에 진정서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A씨는 진정서 내용을 확인할 방법은 없는지, 섣불리 경찰에 연락했다가 불리해지는 건 아닌지, 나아가 상대를 무고죄로 고소할 수는 없는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법률 전문가 5인이 A씨와 같은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해 명쾌한 해법을 제시했다.


경찰서에 내 이름이?…확인하고 싶은데, 먼저 연락해도 될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진짜 진정서가 접수됐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섣부른 연락은 금물이라고 경고한다.


윤관열 변호사(법률사무소 조이)는 “경찰에 직접 문의하는 것이 오히려 본인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할 수도 있으므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면 어차피 당사자에게 연락이 온다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 역시 “굳이 먼저 경찰에 연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진정사건은 일반적으로 고소사건과 달리 수사의무가 없어 혐의가 없다고 판단되면 내사종결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아직 연락이 오지 않았다면, 경찰 내부 검토 단계에서 사건화되지 않고 종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섣부른 연락이 잠잠히 끝날 일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다리다 연락 왔다…'정보공개청구'로 진정서 내용 확인


경찰로부터 정식으로 연락을 받았다면, 그때는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상대방이 대체 무슨 내용으로 진정을 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활용하라고 입을 모은다.


배소연 변호사(법무법인 정로)는 “관할 경찰서에 진정서 정보공개청구를 하면 확인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 역시 “경찰로부터 연락이 온 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열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심교준 변호사(법무법인 심)는 “경찰서 등으로부터 연락이 오기 전이라면 정보공개청구를 한다고 하여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반드시 경찰의 연락을 받은 후에 신청할 것을 권했다.


터무니없는 내용, '무고죄'로 맞고소 가능할까?


진정서 내용을 확인하니 터무니없는 허위사실이라면, 억울함에 상대를 ‘무고죄’로 고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무고죄 성립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형법 제156조가 규정하는 무고죄는 ‘타인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한다. 윤관열 변호사는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거나 허위 사실이 아니라면 무고죄로 고소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8도2614 판결)고 판시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상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상대방이 허위임을 명백히 알면서도 오직 나를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검사가 직접 입증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대가 진실이라고 믿고 신고했다면 무고죄는 성립하기 어렵다.


가장 빠른 해결책은 '대화', 하지만…'강경 대응' 고민된다면


사건을 가장 빨리 끝내는 방법은 진정인 스스로 진정을 ‘취하’하는 것이다. 배소연 변호사는 “고소인에게 고소(진정) 취소하여 사건 종결하자고 협의해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당사자 간의 대화와 오해를 푸는 과정이 선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거나, 억울함이 커 법적 대응을 끝까지 고민한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조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진정서 내용을 법리적으로 분석해 상대 주장의 허점과 위법성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 예상 질문과 답변을 토대로 경찰 조사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조사에 임할 수 있다.

셋째, 감정적인 맞고소 대신 무고죄 고소의 실익과 승소 가능성을 냉정하게 분석해 최적의 대응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배소연 변호사는 “홀로 조사를 받다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여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으니, 조사받기 전에 상담이라도 받고 가시기를 추천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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