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만원 합의했는데 경찰서 오라니…'합의=끝'이 아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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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만원 합의했는데 경찰서 오라니…'합의=끝'이 아닌 죄

2026. 04. 23 09: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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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호텔 기물 파손 후 변상…'고소 취하' 약속 믿었지만 경찰 조사 통보에 '날벼락'

크리스마스에 호텔 투숙을 거부당하자 비품을 파손한 남성이 피해액을 변제하고 합의했으나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 AI 생성 이미지

크리스마스에 호텔 투숙을 거절당하자 격분해 비품을 파손한 남성. 피해 금액 52만 원을 변제하고 고소 취하 약속까지 받았지만, 경찰 조사 통보에 당황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재물손괴죄는 피해자와 합의해도 수사가 계속되는 '비친고죄'라며, 다만 초범이고 피해를 복구한 만큼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신분증에 막힌 크리스마스, 홧김에 던진 커피스틱


사건은 지난 크리스마스, A씨가 여자친구와 함께 예약한 15만 원짜리 호텔에서 시작됐다. 여자친구의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호텔 측이 입장을 불허하고 환불도 거부하자 A씨는 격분했다.


그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호텔 객실에 있던 커피스틱을 뜯어 침대와 소파에 던지고, 휴지와 물통 등을 내던지며 난동을 부렸다. A씨는 당시 행동에 대해 고의였음을 인정하며 "(고의 사실을 인정하였고 사과도 드렸습니다)"라고 밝혔다.


52만 원 변상, 그리고 당혹감…"취하한다더니, 왜 조사받나?"


호텔 측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A씨는 호텔 매니저에게 문자로 재차 사과하고, 반성의 마음을 담은 사과문까지 보냈다.


A씨는 파손된 비품에 대한 변상금으로 52만 원을 지급했고, 호텔 측으로부터 "사건 접수는 취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모든 것이 원만히 해결됐다고 믿었던 A씨.


하지만 며칠 뒤, 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 큰 혼란에 빠졌다. 그는 “사건을 취하 했는데 조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나요 아니면 말만 그렇게 하고 고소 취하를 하지 않은 것 일까요?”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전문가들 "합의해도 수사 계속…재물손괴는 '비친고죄'"


A씨의 사례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재물손괴죄'의 법적 특성 때문이라고 한목소리로 설명한다. 법무법인 LF의 박성민 변호사는 "재물손괴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고소 취하와 상관없이 수사가 계속 진행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와 달리 재물손괴죄는 국가가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해 독자적으로 처벌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피해자와의 합의가 사건을 종결시키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권민정 변호사 역시 "폭행의 경우 취하하면 처벌받지 않습니다만, 재물손괴 같은 경우는 조사는 받으셔야 하고 처벌이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결국 호텔 측이 약속대로 고소를 취하했더라도 경찰 조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던 셈이다.


'기소유예' 가능성 높아…"양형자료 제출이 관건"


그렇다면 A씨는 전과자가 되는 걸까? 다행히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A씨가 초범이고, 52만 원을 변제하며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매우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검찰 단계에서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기소유예 처분은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법무법인 랜드마크 양지인 변호사는 "고소 취하되었고, 합의도 되어 피해자분께 유리한 부분이 있으니 양형자료 취합해서 의견서 제출하시면 기소유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A씨가 경찰 조사에서 감정적으로 행동한 점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며, 호텔 측과 주고받은 사과 문자, 합의금 지급 증빙자료 등을 적극적으로 제출해 선처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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