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합의'를 제안했다…성범죄 피해자, 형사조정에 응해야 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검찰이 '합의'를 제안했다…성범죄 피해자, 형사조정에 응해야 할까?

2026. 08. 25 12:2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가해자 엄벌 원하는데 거절하면 불이익? 이미 받은 돈 있다면 더 신중해야

성범죄 피해자는 검찰의 형사조정 제안 시 엄벌을 원하면 거부, 신속한 금전 배상을 원하면 참여를 고려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성범죄 피해자 A씨는 최근 검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가해자와 '형사조정'을 해 볼 의사가 있는지 묻는 전화였다.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했던 A씨는 혼란에 빠졌다. 검찰의 제안이 혹시 가해자에게 유리한 신호는 아닐지,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지 불안하기만 하다.


성범죄 피해자가 검찰의 형사조정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검찰의 '형사조정' 제안, 무슨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의 형사조정 제안이 가해자에게 유리한 결론으로 정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호사들은 제안 자체만으로 유불리를 단정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사건을 종결하기 전에 피해 회복 가능성을 먼저 확인해 보겠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면서도 "이것이 곧 피의자에게 유리한 결론이 정해졌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형사조정은 피해자의 동의가 있어야 진행되는 임의 절차다. 따라서 참여를 원치 않으면 명확히 거부할 수 있고, 거부 의사를 밝히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범죄피해자보호법 시행령은 형사조정에 동의하지 않는 당사자가 거부 의사를 밝히면, 위원회는 사건을 담당 검사에게 돌려보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검찰의 제안은 참여를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를 묻는 절차"라고 짚었다.


'엄벌'이냐 '피해 회복'이냐…참여 유불리, 목표에 따라 달라져


피해자 입장에서 형사조정에 응하는 것이 유리한지는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해자의 엄벌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조정에 응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 조정이 성립되면 가해자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거나 재판에서 감형을 받는 등 선처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엄벌을 원하신다면 거부하시고, 신속한 배상을 원하신다면 응하시는 편이 유리하다"고 밝혔다.


반면, 민사소송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금전적 피해를 회복하고 싶다면, 조정 절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정천 김찬협 변호사는 "민사상 위자료 청구 등 피해 회복 금액을 예상하고 그 범주에서 합의금을 받는 것이 유리한 경우라면, 합의를 진행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합의서에 숨은 '함정'…'민·형사상 이의 없음' 문구는 특히 위험


변호사들은 조정에 참여하기로 했다면 합의금 액수보다 합의서 문구를 훨씬 더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식의 포괄적인 문구는 섣불리 서명해선 안 된다.


법무법인 유수 유수빈 변호사는 "가장 위험한 선택은 금액만 보고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처벌불원, 고소취소까지 한꺼번에 서명하는 것"이라며 "이후 치료비나 후유증이 발생해도 추가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합의금 지급, 처벌불원 의사표시, 고소 취하, 민사상 권리 포기 등은 각각 별개의 문제로 보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합의한다면 금액만 보지 말고 지급기한·지급방법, 진정한 사과, 추가 연락 및 접근금지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돈 받았는데?"…과거 지급금 성격부터 명확히 해야


A씨처럼 과거에 이미 가해자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가해자가 형사조정 과정에서 이를 근거로 '이미 피해가 회복됐다'고 주장하며 합의금을 줄이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핵심은 과거에 받은 돈의 법적 성격이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이전 지급이 위자료인지, 단순 생활비나 차용금 변제인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며 "이번 조정에서는 과거 지급의 성격, 추가 지급 여부 등을 문서에 명확히 적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적으로도 형사사건에서 지급된 합의금은 특별히 위자료라고 명시하지 않는 한, 전체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과거 지급금의 성격을 명확히 정리하고 이번 합의금의 범위를 정해야 향후 분쟁을 막을 수 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