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병은 엄마 몫, 딸 유산은 아빠도 절반?…법의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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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병은 엄마 몫, 딸 유산은 아빠도 절반?…법의 잣대

2026. 05. 19 17: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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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 끊긴 아버지의 상속 요구…'기여분'과 '사망보험금'이 판세 가른다

혈액암 투병 딸이 사망하자, 이혼 후 교류 없던 아버지가 상속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혈액암 투병 딸의 곁을 5년간 지킨 어머니. 하지만 이혼 후 교류가 없던 아버지가 나타나 상속권을 주장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순 교류 단절'만으로 상속권을 박탈할 순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사망보험금 수익자'와 어머니의 '기여분' 인정 여부에 따라 재산 분배 결과가 극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5년간의 헌신, '남' 같던 아버지의 상속 요구에 무너지다


5년간 혈액암으로 투병한 딸을 보낸 슬픔도 잠시, 어머니와 동생은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딸이 성인이 된 후 이혼해 해외로 떠나 교류가 거의 없던 아버지가 딸의 사망 소식에 상속 재산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어머니는 지난 5년간 딸의 병원 진료비, 보험료, 월세, 간병인 급여까지 모든 경제적, 육체적 부담을 홀로 짊어졌다. 반면 아버지는 월 20만~30만 원의 소액을 간헐적으로 보낸 것이 전부였다.


아버지는 안심상속서비스로 재산을 조회한 뒤 “도의적인 선에서 정하자”고 말했지만, 법정상속인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헌신이 법 앞에서 무시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족을 짓누르고 있다.


교류 없었다고 상속권 박탈? '도의'와 '법'의 차이


가족의 울분에도 불구하고, 법적으로 아버지의 상속권 자체를 완전히 박탈하기는 어렵다.


법무법인 정향 장두식 변호사는 “'기여도가 없으니 아버지는 상속을 못 받게'라는 ​도의적 사정만으로 상속권을 박탈하기는 어렵고​, 법이 정한 ​상속결격 또는 상속권 상실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단순히 교류가 적었거나 간병에 기여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법에서 정한 상속인 자격을 없앨 수 없다는 뜻이다.


현행법상 부모는 이혼 여부와 상관없이 자녀의 1순위 공동상속인이며, 원칙적으로 재산을 절반씩 나누게 된다.


'사망보험금', 상속재산 아닐 수 있다…첫 번째 열쇠 '수익자'


하지만 아버지가 모든 재산을 절반씩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변수는 '사망보험금'이다. 전문가들은 보험증권의 '수익자'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신광 정복연 변호사는 "보험계약자 및 보험료 납입자가 어머니이고, 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이 아닌 '어머니'로 지정되어 있다면, 이 보험금은 언니분의 상속재산이 아니라 어머니의 고유재산이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아버지는 보험금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 역시 "사망보험금은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이 보험계약에 따라 고유하게 취득하는 권리이므로(대법원 판례 확립), 아버지가 이에 대한 상속권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특별한 부양' 증명하면 아버지 몫 줄인다…두 번째 열쇠 '기여분'


어머니의 5년간의 헌신을 법적으로 보상받을 길도 있다. 바로 '기여분' 제도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어머니가 5년간 언니의 병원비, 간병비, 월세를 전담하고 직접 간병한 행위는 민법 제1008조의2에서 규정하는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에 명백히 해당합니다"라고 분석했다.


기여분이 법원에서 인정되면, 전체 상속재산에서 어머니의 기여분을 먼저 공제하고 남은 금액에 대해서만 법정상속분(1/2)을 나누게 된다. 만약 어머니의 기여분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면, 아버지의 실질 상속액은 대폭 줄어들거나 없을 수도 있다.


협상 테이블이 먼저…'증거'로 압박하고 소송은 최후에


전문가들은 소송에 앞서 협상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아버지가 도의적 수준의 합의를 언급하는 현시점에서, 이 자료들을 토대로 압박하여 유리한 협의안을 끌어내는 것이 소송보다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적입니다"라고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어머니가 지난 5년간 지출한 병원비, 간병비, 월세 등의 영수증과 계좌이체 내역을 철저히 준비해 기여도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자료들이 아버지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소송으로 가더라도 승소를 이끌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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