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 부탁에 대출받았는데… 차도 돈도 사라졌다면?
전 애인 부탁에 대출받았는데… 차도 돈도 사라졌다면?
연락두절 됐다면 사기·횡령죄 고소 가능… 2차 피해 막는 조치가 우선

전 연인 부탁으로 명의를 빌려줘 차량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빚더미에 앉았다면 사기 및 횡령죄로 고소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전 연인의 부탁으로 자신의 명의로 차량담보대출을 받아줬던 A씨는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앉게 됐다. 대출금을 대신 갚아 주겠다던 전 연인은 약속을 어기고 연락이 끊겼고, 담보인 차량마저 행방이 묘연해진 상황이다.
이처럼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금전적 피해와 함께 차량까지 잃을 위기에 처했다면, 어떻게 법적으로 대응해야 할까?
"갚을게" 약속 어기고 잠적…단순 채무불이행 아닌 범죄
변호사들은 전 연인이 처음부터 돈을 갚을 의사나 능력 없이 대출을 요구했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씨 명의의 차량을 돌려주지 않고 임의로 처분했다면 횡령죄도 추가될 수 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LAWTP) 최광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처음부터 차량 반환 의사나 대출금 상환 의사 없이 차량담보대출을 받게 한 뒤 차량을 임의로 처분하거나 숨기고 연락을 끊었다면, 사기죄나 횡령죄 성립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청 김희원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A씨를 기망해 A씨 명의 차량에 담보 대출을 받고 대출금 상당의 이익을 본 것은 사기죄로 고소가 가능하다"며 "A씨 소유의 차량이라면 횡령죄로도 고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 차가 대포차로?… 2차 피해 막는 '운행 정지'부터 신청해야
가장 시급한 것은 2차 피해를 막는 조치다. 명의자인 A씨의 차량이 소위 '대포차'로 악용될 경우, 각종 과태료나 세금,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을 모두 A씨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차량이 대포차로 유통되어 각종 과태료나 사고 발생 시의 법적 책임이 명의자인 A씨에게 귀속되는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장 시급한 조치는 관할 관청에 자동차 운행정지명령을 신청해, 무단 운행으로 인한 행정상 불이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소 결심했다면… 경찰서 가기 전 챙겨야 할 증거들
형사 고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증거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갚아 주겠다'고 약속한 대화 내용, 대출 실행 내역, 차량 관련 정보 등이 핵심 증거가 된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대출계약서, 문자, 통화기록, 차량 인도 경위 등을 정리해 경찰에 피해 사실을 접수해야 한다"며 "동시에 금융기관에는 연체 상황을 알리고, 차량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 증거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형사 고소, 처벌보다 '피해 회복' 위한 압박 수단
변호사들은 형사 고소가 상대방을 처벌하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심리적 압박을 통해 피해 금액을 돌려받는 '피해 회복'에 더 큰 목적이 있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주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데에 사건의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상대방이 사기로 형사처벌을 받아야만 회생 절차에 들어가도 채권이 소멸하지 않기 때문에 고소에 집중해야 한다"며 형사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