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도박 후 폰 초기화? 변호사들 "죄는 아니나 구속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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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도박 후 폰 초기화? 변호사들 "죄는 아니나 구속될 수 있다"

2026. 06. 18 09: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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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혐의 주장하다간 더 큰 처벌"…섣부른 부인 대신 기소유예 목표해야

군대 내 도박 혐의를 받는 병사가 휴대폰 초기화, 거짓 진술로 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 AI 생성 이미지

군대 내 도박으로 수사를 앞둔 병사가 증거를 없애기 위해 휴대폰 초기화와 거짓 진술을 계획했다.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자신의 증거를 없애는 행위가 범죄는 아니지만,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로 비쳐 구속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통장 기록이라는 명백한 증거 앞에서 섣부른 부인은 오히려 더 큰 처벌을 부를 뿐이라는 지적이다.


"증거 지우면 끝?"…착각이 부를 더 큰 화


군대 안에서 도박을 하다 동료의 제보로 수사를 받게 된 A씨. 그는 수사관의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디지털 기기 저장 정보 분석)에 대비해 휴대폰을 공장 초기화하면 증거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은행 거래 내역에 대해서도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고 둘러댈 생각이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이런 계획이 얼마나 위험한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캡틴법률사무소 홍성환 변호사는 "의뢰인께서 휴대폰을 공장 초기화해도 대포통장으로 입금한 내역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정보만으로도 충분히 수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휴대폰을 지워도 이미 결정적인 증거인 통장 기록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휴대폰을 공장 초기화한다고 해도 포렌식 조사에서 모든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지는 않으며, 초기화 사실이 수사기관에 의해 확인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섣부른 초기화가 오히려 범행을 의심하게 만드는 꼬리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내 증거 인멸'은 합법?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


법리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행위 자체는 '증거인멸죄'로 처벌받지 않는다.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이나 증거 제출을 거부할 권리(자기부죄거부 원칙)가 헌법상 보장되기 때문이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법리적으로는 자신의 사건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였다고 하더라도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유리한 상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공장초기화는 자기 사건의 증거 인멸이라 증거인멸죄는 아니지만, 구속 사유 중 하나입니다. 추후 양형에서 불리합니다"라고 핵심을 짚었다.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명백해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받아 더 무거운 처벌을 받거나 구속영장이 발부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함께 도박한 동료 등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까지 함께 사라진다면, 이는 명백한 증거인멸죄로 처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거짓 진술, 더 무거운 처벌의 지름길


A씨가 계획한 또 다른 꼼수, 즉 가상계좌 입금 내역에 대한 거짓 진술 역시 최악의 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박상호 변호사는 "의뢰인 명의의 통장으로 가상계좌 송금내역이 있는 것을 토대로 혐의를 부인하기란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사용 출처를 거짓으로 이야기 하여 혐의를 부인할 시 자칫 엄중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홍성환 변호사도 "이에 대한 변명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수사에 혼선을 야기하고 이로써 형사절차의 지연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더 무거운 형에 처해질 가능성도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이 이미 금융 기록과 제보를 확보한 상황에서 어설픈 거짓말은 반성의 기미가 없는 태도로 비쳐 가중처벌의 명분만 제공할 뿐이다.


특히 군인 도박은 일반 형법상 도박죄(1천만 원 이하 벌금)보다 형량이 무거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5년 이하 징역) 혐의가 함께 적용될 수 있어 거짓말의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클 수 있다.


"무혐의는 허상, 최선은 기소유예"…현실적 해법은?


변호사들은 명백한 증거 앞에서 무혐의 주장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A씨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무엇일까?


김경태 변호사는 "현 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대응은 성실한 자백과 깊은 반성입니다"라며 "군대 내 도박은 엄중한 처벌 대상이지만, 자발적 신고나 성실한 조사 협조는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섣부른 잔꾀 대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처벌 수위를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창협 변호사 역시 "도금액이 크지 않은 사건으로 보여, 재발방지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해 기소유예를 목표로 진행해야 합니다. 무혐의 주장은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라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결국 혐의를 부인하기보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만이 처벌을 최소화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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