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중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 책임은?
주차 중 '급발진' 의심 사고, 운전자 책임은?
'차량 결함' 주장했지만
과실 입증 어려워 운전자 책임 가능성

건물로 돌진한 승용차 / 연합뉴스
주차 중이던 승용차가 건물로 돌진하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차량과 건물 외벽 일부가 파손됐다. 이 운전자가 주장하는 급발진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정리해봤다.
'급발진' 주장, 법원에서 인정받기 힘든 이유
사고는 27일 오전 11시 6분경 충남 서산시 읍내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일어났다. 주차를 하던 승용차가 갑자기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인근 다세대주택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60대 여성 운전자는 경찰에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튀어나갔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법적 관점에서 급발진을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다. '급발진'은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차량이 급가속하는 현상을 말한다. 법원은 이런 주장에 대해 엄격한 증명을 요구하며, 대부분의 판례는 운전자의 조작 실수로 결론 내리는 경향이 강하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사례들이 대부분 운전자 책임으로 판정되었다.
사고 책임, 운전자가 져야 할까?
이번 사고처럼 인명 피해가 없는 단순 물적 피해 사고의 경우,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음주나 약물 운전도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고, 사고 후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이나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민사상 책임은 별개다. 운전자가 차량의 급발진을 입증하지 못하면 건물 파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다.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손해배상액은 건물 외벽 복구 비용이 될 것이다.
만약 운전자가 급발진을 증명해 차량의 결함을 입증한다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운전자의 조작 미숙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보험 처리와 사고 보상은?
사고 차량의 파손에 대한 보상은 보험 처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운전자가 가입한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손해(자차) 담보를 통해 수리비를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수리비가 사고 당시 차량 가액을 초과할 경우, 보상 금액은 차량의 시가로 제한될 수 있다.
이번 사고처럼 운전자의 급발진 주장이 이어질 경우, 경찰의 정밀 조사 결과가 최종적인 법적 책임 소재를 가리는 중요한 열쇠가 될 전망이다. 사고 현장을 기록하고, 차량 운행 기록 장치(EDR) 등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급발진을 증명하는 데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