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선 바꿨더니 '빵빵'대며 쌍욕…'야, 야' 소리 지른 운전자, 보복운전 될까?
차선 바꿨더니 '빵빵'대며 쌍욕…'야, 야' 소리 지른 운전자, 보복운전 될까?
깜빡이 켜고 정상 진입했는데…옆 차선 따라붙어 위협, 112 신고하자 사라져

차선 변경 후 뒤따르던 운전자가 경적, 욕설 등으로 위협하는 행위는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에 해당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3차선 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황당한 일을 겪었다. 앞서 가던 택시가 길을 막아 점선 구간에서 방향지시등을 켜고 2차로로 차선을 변경했다.
충분한 거리를 확보한 안전한 변경이었지만, 뒤따라오던 B씨 차량은 그때부터 수차례 경적을 울리며 위협적으로 따라붙기 시작했다.
A씨가 미안하다는 의미로 비상등을 켰음에도 B씨의 위협은 계속됐다. 급기야 B씨는 옆 차선으로 따라붙어 속도를 맞추더니, 창문을 내리고 “야, 야”라며 고성과 쌍욕을 퍼부었다.
A씨는 공포심에 112에 신고했고, 경찰과 블루투스로 통화하는 소리가 들렸는지 B씨는 그제야 속도를 줄여 사라졌다. 이 모든 상황은 A씨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B씨의 행동을 보복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깜빡이 켜고 차선 바꿨을 뿐인데…경적 울리며 쌍욕까지
A씨는 최근 3차선 도로에서 2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했다. 골목에서 나오려던 택시가 3차선을 막고 있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A씨는 방향지시등을 켰고, 2차선 뒤 차량과의 거리도 충분히 확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A씨 뒤로 들어오게 된 운전자 B씨는 그때부터 돌변했다. B씨는 수차례 경적을 울리며 A씨의 차량 뒤에 바짝 붙어 따라왔다. A씨가 사과의 의미로 비상등을 3회 정도 켰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B씨는 A씨의 옆 차선으로 이동해 나란히 달리며 창문을 내리고 “야, 야”라고 소리치며 심한 욕설을 했다. A씨의 블랙박스에는 B씨가 자신을 쫓기 위해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무리하게 끼어들고, A씨 쪽을 쳐다보며 전방주시를 소홀히 한 모습까지 녹화됐다.
A씨는 극심한 위협을 느껴 차 안에서 112에 신고했다. 그러자 B씨는 갑자기 속도를 늦춰 A씨 뒤로 빠졌다.
단순 시비? 변호사들 “보복운전 또는 난폭운전”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행동은 단순한 운전 시비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인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에 해당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B씨가 특정 차량을 표적으로 삼아 위협을 가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반복적인 경적, 추격, 옆 차선에서 속도를 맞춘 채 욕설 및 고성을 지른 행위는 보복운전(특수협박) 또는 난폭운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에 블랙박스 영상을 제출해 고소할 경우 상대방은 형사처벌 및 운전면허 정지·취소 등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 역시 “상대 차량이 경적을 반복하고, 옆 차로로 붙어 속도를 맞추며 욕설을 한 점은 난폭운전 또는 특수한 경우 보복운전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다만 일부 변호사들은 보복운전(특수협박)이 인정되려면 급제동이나 밀어붙이기 등 직접적인 충돌 위험을 유발하는 행위가 있었는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자동차라는 위험한 물건을 활용해 급제동, 밀어붙이기 등 직접적인 위해를 가해야 보복운전으로 인정되기 쉽다”면서도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경적을 울리거나 위협을 주는 행위는 ‘난폭운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짚었다.
보복운전 인정 시 7년 이하 징역…처벌 수위는?
B씨의 행위가 ‘보복운전’으로 인정되면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보복운전은 ‘위험한 물건’인 자동차를 이용해 협박한 것으로 보아 형법상 특수협박죄가 적용된다. 이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보복운전으로 입건돼 혐의가 인정되면 상대방은 형법상 특수협박죄 등으로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운전면허 취소나 정지 같은 행정처분도 함께 받게 된다”고 밝혔다.
만약 보복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난폭운전’ 혐의는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난폭운전은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과속, 횡단·유턴·후진 금지 위반, 진로변경 방법 위반, 급제동, 앞지르기 방법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정당한 사유 없는 소음 발생 중 둘 이상의 행위를 연달아 하거나 하나의 행위를 지속·반복해 위협을 가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난폭운전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경찰 신고 놓쳤어도 괜찮아…'블랙박스'가 핵심 증거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블랙박스 영상이 B씨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사건 당시 112에 신고한 기록 역시 A씨가 실시간으로 위협을 느꼈다는 점을 보여주는 강력한 정황 증거가 된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질문자님을 특정하여 집요하게 경적을 울리고 무리하게 추격해 고성과 욕설을 한 행위는 형법상 특수협박죄에 해당하는 전형적인 보복 운전 사안으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경찰관이 처벌을 원하냐고 물었을 때 당장 넘어갔다고 해서 법적 조치가 불가능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확보해 둔 블랙박스 영상을 첨부해 ‘스마트국민제보’를 통해 간편하게 형사 고소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