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고소한 그 사람의 진술, 왜 나만 볼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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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고소한 그 사람의 진술, 왜 나만 볼 수 없나?"

2026. 06. 01 09:1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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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 패도 못 보고 싸우라니..." 혐의 입증할 CCTV, 검찰에 있다는데… 피의자의 답답한 외침

주거침입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수사 단계에서 상대방의 진술이나 증거를 볼 수 없어 답답함을 토로했다. / AI 생성 이미지

공동 현관 주거침입과 폭행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의자.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는데, 상대방이 무슨 진술을 했는지, 어떤 증거를 냈는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함을 토로한다.


변호사 19인의 만장일치 답변, "수사 중엔 불가, 재판정에서 모든 카드가 공개됩니다."


"CCTV에 다 찍혔을 텐데..." 답답함 호소하는 피의자


아파트 공동현관에서 벌어진 시비 끝에 주거침입과 폭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A씨. 사건은 어느덧 경찰의 손을 떠나 검찰로 넘어갔다.


A씨는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가 경찰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될 CCTV나 핸드폰 영상에 무엇이 담겼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답답함을 토로한다.


정보공개 사이트를 뒤져봐도, 경찰서에 직접 가서 물어봐도 뾰족한 수가 없다. 방어권을 행사하고 싶지만, 상대방이 어떤 칼을 들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깜깜이' 상황에 놓인 것이다.


변호사 19인의 '만장일치' 답변: "수사 단계에선 안 됩니다"


A씨의 질문에 법률 전문가 19인의 답변은 놀랍게 일치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수사 단계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피의자는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볼 수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피의자는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제출한 진술조서나 증거 자료를 열람할 수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수사의 비밀 유지 원칙(밀행성)과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 개인정보 보호 등이 주된 이유다.


19년차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수사는 공개가 아니라 비공개 절차이고 공개로 수사기밀, 개인정보 등이 유출될 수 있어서 거의 공개되지 않습니다"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하더라도 불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사박병배법률사무소의 박병배 변호사는 "조사받는 도중에 경찰관에게 요구하면 CCTV나 핸드폰의 영상을 볼 수는 있습니다"라고 조언해, 조사 과정에서 수사관의 재량에 따라 일부 확인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무기 대등의 원칙', 모든 패가 공개되는 '재판'이라는 무대


그렇다면 피의자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하는 걸까? 변호사들은 '재판 단계'를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시우 김연수 변호사는 "기소가 되어 형사 재판으로 사건이 넘어가면 그때는 피해자의 진술조서나 증거 자료들을 열람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격하는 검사와 방어하는 피고인에게 동등한 무기를 쥐어주어 공정한 재판을 보장해야 한다는 '무기 대등의 원칙' 때문이다.


백창협 변호사 역시 "법원 단계에서는 피해자 제출 자료를 모두 열람할 수 있습니다. 무기 대등의 원칙에 따라 그렇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캡틴법률사무소 박상호 변호사는 "사건이 법원단계로 넘어갔을 때 열람등사신청서를 제출하여 사건기록을 열람 및 등사할 수 있습니다(피해자진술조서, 사진 등 포함)"라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즉, 수사 단계의 '깜깜이' 상황은 기소 후 재판이 시작되면 비로소 해소되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법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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