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계약서로 6000만 원 전세대출…대출 명의자 '벌금형'
가짜 계약서로 6000만 원 전세대출…대출 명의자 '벌금형'
실제 임대차 없이 은행 대출 실행
허위 재직·급여자료 제출
법원, 사기 공모 인정 벌금 500만 원

실제 전세 관계 없이 허위 계약서와 소득자료로 전세자금대출을 받으면 대출 명의자도 사기 책임을 질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실제 전세계약이 없는데도 가짜 임대차계약서와 허위 소득자료를 내 6000만 원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대출 명의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피고인이 공범들과 함께 은행을 속였다고 보고 사기 공모 책임을 인정했다.
또한 피고인이 서류 위조의 주도자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허위 전세계약의 임차인이자 대출 명의자로 신청 절차에 들어간 점이 문제가 됐다.
실제 계약 없이 만든 '가짜 전세 계약서'
사건의 출발점은 실제 집이 아니라 '가짜 서류'였다. 임대차계약서, 재직증명서, 급여자료가 먼저 만들어졌고 은행은 이를 실제 전세계약과 소득 자료로 믿었다.
공범 중 한 명은 허위 전세계약의 임차인을 모집했고 다른 공범은 중개사무소를 운영했다. 피고인은 그 계약에서 임차인이자 대출 명의자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실제 전세 관계가 없는데도 피고인이 임대인 명의 주택에 전세로 들어가는 것처럼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보증금 9500만 원짜리 전세계약처럼 꾸민 내용이 들어갔다.
여기에 피고인이 직장에 다니며 정기 급여를 받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자료도 붙었다. 허위 재직증명서와 급여명세서, 소득 관련 자료가 전세자금대출 심사에 들어간 것이다.
은행까지 속인 '허위 서류'
피고인은 이 서류들을 은행에 제출해 전세자금 6000만 원 대출을 신청했다. 은행은 실제 임대차계약과 소득이 있는 것으로 보고 대출을 실행했다.
전세대출 심사는 집을 빌릴 사람과 상환 능력을 함께 본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가짜 계약서와 허위 소득자료는 따로 움직인 서류가 아니라 은행을 믿게 만든 한 묶음의 자료였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공범들이 금융기관을 속여 국민주택기금 재원의 근로자·서민 주택전세자금을 받은 것으로 인정했다.
서류 만든 사람 따로 있어도, '명의자'도 책임
전세대출 사기는 역할이 나뉘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임차인을 모집하고 누군가는 계약서를 만들며 또 다른 사람은 대출 명의자로 은행에 서류를 낸다.
그렇다고 대출 명의자가 항상 책임에서 빠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피고인을 허위 전세계약의 임차인이자 대출 명의자로 봤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얻으면 성립한다. 여러 사람이 역할을 나눠 움직인 경우에는 누가 문서를 직접 만들었는지보다, 허위 계약 구조를 알고 자신의 역할을 실행했는지가 중요해진다.
피고인은 허위 계약서와 허위 소득자료를 이용해 대출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 과정을 공범들과 함께 은행을 속인 행위로 판단했다.
벌금 500만 원…양형은 다른 사기 판결도 고려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으면 일정 기간 노역장에 유치된다는 주문도 붙었다.
형량에는 이미 확정된 다른 사기 사건도 고려됐다. 뒤늦게 재판받는 범죄가 이미 확정된 범죄와 함께 재판받았을 경우의 형평을 따진 것이다.
이 대목은 책임을 부정한 사정이 아니라 양형 이유다. 다른 확정판결이 있었다는 점은 벌금액을 정할 때 고려됐지만, 허위 전세대출 신청에 참여한 책임 자체를 지우지는 않았다.
결국 이 사건의 기준은 단순하다. 실제 임대차가 없는데 가짜 계약서와 소득자료를 맞춰 은행에서 전세자금대출을 받았다면, 대출 명의자도 사기 공모 책임을 질 수 있다. 돈이 임대인 명의 계좌로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 신청 절차에 참여한 책임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