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에서 훤히 보이는데⋯거실과 베란다에서 나체로 돌아다니는 남자, 신고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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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에서 훤히 보이는데⋯거실과 베란다에서 나체로 돌아다니는 남자, 신고해도 될까

2021. 02. 19 10:51 작성2021. 02. 19 11:04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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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 인식(고의) 여부가 범죄성립의 관건

"일부러 한 게 아니라면, 자기 집에서 옷 벗고 다니는 것을 공연음란죄로 보기는 어려워"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고 집 안에서 돌아다니는 맞은편 아파트 주민, 공연음란죄로 신고할 수 있을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A씨는 창밖을 내다보기가 무섭다. A씨 집은 아파트 구조상 맞은편 다른 동의 아파트 거실이 훤히 보이는 구조인데, 반복해서 '그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한 남성의 모습이다. 처음에 발견했을 땐 '실수였겠거니' 하고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그는 그냥 나체로 생활하는 게 습관인 것 같다.


자기 집에서 생활하는 방식을 지적하긴 애매하지만, 그는 나체로 창가에 서 있거나 베란다에서 오랜 시간 머물기도 한다. 거기에 낮은 층이라 길을 가던 주민들도 분명히 발견했을 터. 이쯤 되면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A씨는 이 모습을 보기 싫어 계속 커튼을 치고 있지만 불만이 쌓이는 상황. 자기 집에서 나체로 다니는 맞은편 아파트 주민, 공연음란죄로 신고할 수 있을까.


공연음란죄가 적용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할 조건 두 가지

변호사들은 해당 주민이 공연음란죄로 처벌될 확률은 낮다고 봤다.


공연음란죄가 적용되려면 ① '공연성'과 ②'음란한 행위'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켜야 한다.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자기 집 안에서 이뤄진 일이기에 공연성이 충족되긴 어렵다고 변호사들은 판단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는 "자기 집에서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행위는 공연성이 부정될 확률이 크다"고 했다. 덧붙여 "음란행위의 '고의'도 없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공연음란에 대한 인식(고의)'을 갖는지가 공연음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데 이를 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2003년 대법원도 "신체의 노출행위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경우에 불과하다면 '음란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율명법률사무소의 김진욱 변호사도 "공연음란죄는 고의가 있어야 처벌이 가능한 범죄인데, 해당 주민이 자신의 집에서 단순히 돌아다닌 것으로는 고의가 인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자기 집이라도⋯'이 경우'에는 처벌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모든 행위가 처벌을 피하는 건 아니다. 공연음란의 의도를 갖고 알몸 노출한 것이라면 집안에서 했어도 공연음란죄가 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해냄의 조대진 변호사는 "자기 집이라 하더라도 공연음란에 대한 인식 아래 알몸으로 돌아다녔다면 공연음란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했다.


우리 형법(제245조)은 공연음란죄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법률사무소 중현 지세훈 변호사는 "대낮에 호텔 발코니에 나체로 서 있던 남성에 대해 공연음란죄가 성립한다고 본 판결이 있다"고 했다. 발코니가 외부에서 잘 관찰된다는 점을 알면서도 중요 부위를 가리지 않은 것은 타인에게 불쾌감과 수치심을 주는 고의성이 있다고 봐, 공연음란죄를 인정했다.


법률사무소 다감의 한진화 변호사도 "굳이 다른 사람 눈에 띄기 쉬운 곳에서 일부러 나체로 돌아다닌 것처럼 보인다면, 공연음란죄가 적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처벌 여부를 떠나서 일단 신고를 하면, 경찰에서 가해자에게 연락을 하여 사건의 파악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고하는 차원에서의 효과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한진화 변호사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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