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대출 도와준다더니"... 캄보디아서 참변 당한 대학생, 선배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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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대출 도와준다더니"... 캄보디아서 참변 당한 대학생, 선배는 "몰랐다"

2025. 11. 24 17: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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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었던 선배가 보낸 캄보디아

22살 대학생, 3주 만에 주검으로

고국으로 돌아온 캄보디아 사망 대학생 유해 / 연합뉴스

믿었던 대학 선배의 제안은 22살 청년을 돌이킬 수 없는 죽음으로 내몰았다.


캄보디아로 떠난 대학생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충격적인 사건. 그를 사지로 보낸 혐의를 받는 대학 선배는 법정에서 "나도 몰랐다"며 고개를 저었다.


단순한 돈벌이 수단인 줄 알았던 ‘작업 대출’이 사실은 거대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이었음이 드러난 순간, 법정에는 무거운 침묵만이 감돌았다.


죽음으로 이어진 ‘위험한 제안’

사건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생 박모(당시 22세)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대학 선배 홍모(25) 씨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신용도가 낮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작업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는 것이었다.


홍 씨는 박 씨에게 통장과 OTP, 비밀번호 등 접근 매체를 마련하게 했다. 그리고 7월 16일, 박 씨는 가족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곳에 '꿈'은 없었다. 박 씨는 출국 3주 만인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캄폿 보코 산 인근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범죄 조직에 의해 고문을 당하고 살해된 처참한 모습이었다.


법정에 선 선배, “나도 억울하다”

24일 대구지법 형사11부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 구속 기소된 홍 씨는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다. 검찰은 홍 씨가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박 씨의 계좌를 범죄에 이용하게 하고, 그를 캄보디아로 보내 사망에 이르게 한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홍 씨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피고인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공모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단지 '작업 대출'을 연결해 줬을 뿐, 이것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이라는 것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홍 씨의 변호인은 "범죄 계획에 관여하거나 모의한 적이 없으며, 오히려 박 씨가 출국하려 할 때 위험하다며 만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소개한 일이 범죄 조직과 연루된 것인지는 인지하지 못했으므로, 사기 방조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는 논리다.


홍 씨는 당초 신청했던 국민참여재판도 "희망하지 않는다"며 철회했다. 재판부는 사건을 이송하지 않고 직접 심리를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작업 대출'의 실체와 법적 딜레마

홍 씨의 주장대로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면 그는 무죄일까? 법률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홍 씨가 주장하는 '작업 대출' 자체가 이미 명백한 불법 행위이기 때문이다.


작업 대출'도 범죄다 작업 대출이란 허위로 거래 실적을 만들어 신용도를 조작한 뒤 금융기관을 속여 대출을 받는 수법이다. 이는 법적으로 '사기죄'에 해당하며, 금융 질서를 교란하는 중대한 범죄다. 설령 보이스피싱 조직인 줄 몰랐다 하더라도, 불법적인 대출 사기에 가담했다는 사실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미필적 고의'가 핵심 쟁점 법원은 최근 보이스피싱 연루 사건에서 '미필적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몰랐더라도, ▲통장을 타인에게 양도하는 행위 ▲비정상적인 대출 조건 ▲신원 불상의 조직원 지시 등을 따랐다면 "범죄에 이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다.


즉, "작업 대출인 줄 알았다"는 변명은 오히려 "불법적인 일인 줄 알고도 가담했다"는 자백이 될 수 있어 홍 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남겨진 과제와 처벌의 무게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를 넘어, 한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으로 이어졌다.


양형 기준상 보이스피싱 범죄의 핵심 역할인 '대포통장 모집'은 죄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간주된다.


특히 피해자가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한 점은 법원이 형량을 결정할 때 '치명적인 가중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판부는 오는 1월 9일 검찰 측 증인 신문을 통해 홍 씨가 범행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는지, 박 씨의 출국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말렸다"는 선배의 주장과 "죽음으로 내몰렸다"는 결과 사이에서, 법의 저울은 과연 어디로 기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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