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직원이 사주는 '밥' 먹었지만, '리베이트' 안 받았다" 주장, 법으로 보면
"제약회사 직원이 사주는 '밥' 먹었지만, '리베이트' 안 받았다" 주장, 법으로 보면
특정 제약회사 비급여 약품 대량 처방해주고 리베이트 받은 의사
다른 의사들도 회식시켜줬다면⋯같이 리베이트 받은 걸까?
동료 의사가 특정 제약회사 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수억대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으로서 직업윤리를 저버린 이들을 고발하기로 마음먹은 A씨.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이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모 대형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A씨는 충격에 빠졌다. 동료 의사 B씨가 특정 제약회사 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억대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알게 되면서다.
다른 동료 의사들은 B씨가 리베이트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B씨가 해당 제약회사 직원로부터 접대받는 자리에 동참해, 수차례 회식을 함께한 이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해당 의사들은 "밥을 같이 먹은 건 맞다"면서도, 금전적인 리베이트를 받은 건 B씨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의료진으로서 직업윤리를 저버린 이들을 고발하기로 마음먹은 A씨.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몇몇 동료 의사들의 주장처럼, 직접 리베이트를 받은 게 아니라면 정말 모든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걸까?
우리 의료법 제23조는 의료인이나 의료기관은 의약품 공급자로부터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향응 등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의료인이 진료 행위를 두고 부당하게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의료법 제88조).
이와 관련해 변호사들은 "이 사건에선 의사 B씨뿐 아니라 함께 회식에 참여한 다른 의사들도 불법 리베이트를 받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도 "B씨의 동료 의사들도 제약회사 직원이 배석한 회식에 참석했다"면서 "회식 비용 등이 해당 제약회사로부터 지급된 것을 알고 있었다면 리베이트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냈다. 류 변호사는 "제약회사 직원이 회식 자리에 여러 번 배석한 만큼, 회식에 수차 참석한 의사들 역시 리베이트 혐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상훈 변호사는 "의료법상 양벌규정에 따라,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진뿐 아니라 해당 병원까지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