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이혼 소송 기각, 그래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내…법으로 강제할 순 없나요?
두 번의 이혼 소송 기각, 그래도 집에 돌아오지 않는 아내…법으로 강제할 순 없나요?
민법에 규정된 부부의 '동거 의무'⋯부부 동거에 관한 심판 청구 가능
법원이 해당 청구 인용해도 강제할 수 없어
상대방이 동거 거부하면, 이혼하지 않더라도 위자료 청구 가능

아내가 가출 뒤 이혼을 요구한다. 하지만 A씨는 아이를 봐서라도 A씨는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법에 부부는 동거를 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송이라도 해볼까 싶다. /게티이미지코리아·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아내에게 다른 남자가 있었다. A씨는 이 사실도 충격적이었지만, 돌연 아내가 가출 뒤 이혼을 요구하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감까지 느꼈다. 밤마다 엄마를 찾는 아이를 보며 가정을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A씨가 단호히 이혼을 거부하자, 아내는 오히려 A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두 번의 소송 모두 기각됐다.
아이를 봐서라도 A씨는 아내가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법에 부부는 동거를 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는데, 이를 바탕으로 소송이라도 해볼까 싶다. 이것이 가능한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우선, 민법 제826조는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당한 이유로 일시적으로 동거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서로 인용하여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해당 민법 조항을 비추어 보면, A씨 부부의 경우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따라 A씨 아내는 부부간 동거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고, 가사소송법에 따라 '부부 동거에 관한 심판'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
다만, 법무법인 태일 김형민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거나 이혼 소송 중에는 부부간 동거의 의무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A씨 청구 역시 기각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A씨 청구가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A씨 아내가 이를 거부한다면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도 했다.
다만, A씨의 아내가 법원의 인용에도 불구하고 계속 동거를 거부하면 그때는 아내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한 판례에서 "심판이 인용됐는데도 배우자가 동거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혼을 전제로 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의무 불이행을 들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2009다32454 판결).
법무법인 한원의 김나리 변호사 역시 "만일 계속해서 아내가 동거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변호사 역시 "이혼하지 않더라도, 위자료는 인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현재 아내와 이혼할 생각이 없다. 다만, 나중에라도 마음이 바뀐다면 A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악의(惡意)를 가지고 상대방을 유기(遺棄)하는 경우는 민법 제840조에서 정한 이혼 사유 중 하나다.
수앤인 합동법률사무소의 박수진 변호사는 "(관계를 돌이킬 수 없다면) 양육비 등을 협의해 이혼을 하거나,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는 게 나을 수 있다"며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