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렌트로 영화 다운받았다고 고소? '안 봐도' 처벌될 수 있다
토렌트로 영화 다운받았다고 고소? '안 봐도' 처벌될 수 있다
변호사들 "초범이라도 합의·반성문 준비해야 선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느 날 A씨는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영화 제작사가 IP를 추적해 A씨가 토렌트로 영화를 다운로드한 사실을 고소했다는 내용이었다. 5월 중순경 호기심에 파일을 내려받았지만, 막상 흥미가 생기지 않아 시청조차 하지 않았던 터라 당혹감은 더욱 컸다.
전화를 건 경찰관은 "합의하실 건 아니지 않냐"며 "벌금 안 내도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말을 온전히 믿어도 될지 불안감만 쌓여갔다.
다운만 받고 안 봤는데…죄가 되나
많은 이들이 A씨처럼 '보기만 하려고' 또는 '다운로드만 했을 뿐'이라고 항변하지만, 법의 잣대는 다르다. 변호사들은 토렌트 프로그램의 작동 방식 자체에 법적 함정이 있다고 경고한다. 파일을 내려받는 동시에 그 파일의 조각을 다른 이용자에게 전송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일 이광섭 변호사는 "토렌트는 혼자 영화를 보려고 다운받았더라도 불특정 다수에게 파일을 전송하는 행위가 동시에 이뤄진다"며 "이것이 저작권법상 '복제'와 '배포'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영화를 실제로 시청하지 않았다는 사유가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즉, 다운로드 버튼을 누른 순간 이미 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경찰은 괜찮다는데, 정말 벌금 안 내도 될까
A씨를 더 혼란스럽게 한 것은 경찰관의 말이었다. 하지만 이는 법적 효력이 없는 참고 의견일 뿐, 수사기관의 최종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더신사 법무법인 장휘일 변호사는 "경찰의 말과 달리 실제 합의 여부나 진술 내용에 따라 형사처벌 가능성도 있다"며 "아무런 준비 없이 출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반적으로 영리 목적이 없는 초범의 1회성 다운로드는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돼 '기소유예'로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관이 '벌금 안 내도 될 것'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하지만 저작권자와 합의가 불발되거나 조사 과정에서 불성실한 태도를 보일 경우, 약식기소를 통해 벌금형 전과가 남을 수도 있다.
최선의 대응책은?
다수의 변호사는 '저작권자와의 합의'를 첫손에 꼽았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에 따르면 합의금은 통상 30만 원에서 100만 원 선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경찰 조사,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결국 A씨에게 남은 선택지는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며 선처를 구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정승 정우승 변호사는 "조사 시 고의성이 없었고 상업적 목적도 없었으며, 재배포나 공유가 아닌 단순 다운로드였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저작권 침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합의 의사가 있다면 경찰을 통해 저작권자 측 연락처를 문의해볼 수 있다. 혼자 대응하기 막막하다면 조사 전 변호사와 상담해 진술 방향을 정하거나, 조사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