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결근·괴롭힘·법인카드 맘대로 쓴 직원 해고했더니…법원 "부당해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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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결근·괴롭힘·법인카드 맘대로 쓴 직원 해고했더니…법원 "부당해고", 왜?

2026. 08. 26 14:23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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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구성에 중대한 잘못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무단결근, 부하직원 금전 갈취 및 성추행(직장 내 괴롭힘), 협력업체 갑질, 그리고 법인카드 사적 사용. 직장인이라면 어느 하나만 저질러도 징계위원회를 피하기 어려운 중대한 비위 행위들이다.


상시 근로자 50명 규모의 한 회사에서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이 4가지 사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결국 해고 처분을 받았다.


누가 보아도 당연한 징계 결과처럼 보이지만, 사건이 노동위원회를 거쳐 법정으로 가자 상황은 180도 뒤집혔다.


1심과 2심 모두 회사의 해고 처분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직원 손을 들어준 것이다. 도대체 법정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내막을 들여다봤다.


"회삿돈으로 수영장 결제, 부하직원에겐 담배 심부름"… 회사가 내민 4가지 징계사유


2018년 입사해 약 30명의 직원을 관리하던 공장장 A씨. 회사는 2020년 11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고했다.


징계위원회에서 작성한 징계의결서에는 회사가 주장한 A씨의 비위 행위가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다.


  • 무단결근: 2020년 7월부터 11월까지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음.
  • 직장 내 괴롭힘: 부하직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돈을 갚지 않거나 골프 내기 돈을 갈취함. 늦은 밤 직원 사택에서 화장실 청소를 시키고, 술자리에서 직원들 어깨를 감싸 안는 등 추행함.
  • 협력업체 갑질: 협력업체 사장 앞에서 직원을 야단치는 등 갑질을 일삼음.
  • 법인카드 사적사용: 수영장, 골프연습장, 노래방 등에서 회삿돈 590여만 원을 사적으로 유용함.


결국 회사는 이 내용들을 종합하여 A씨에게 최종 해고를 통보했다.


반전의 시작… 2심 법원이 짚은 치명적 절차 흠결


하지만 소송전에 돌입하자 회사의 허술한 징계 과정이 발목을 잡았다.


2심(서울고등법원 제10-3행정부, 재판장 하태한) 재판부는 징계위원회 구성 자체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징계위원으로 참석해 해고를 의결한 2명이, 다름 아닌 A씨의 직장 내 괴롭힘 징계사유에 등장하는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것이다.


회사 취업규칙에는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위원은 의결에 관여하지 못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재판부는 "징계사유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위원으로 심의와 의결에 참석한 것이어서 그 구성에 중대한 잘못이 있다"며, 절차상 하자가 중대해 해고 자체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비위 행위 인정되지만… "해고는 너무 가혹하다"


그렇다면 절차적 하자를 빼고 보더라도, 4가지 비위 행위를 저지른 직원에게 해고를 내린 것은 정당했을까? 법원의 대답은 이번에도 '아니다'였다.


재판부는 협력업체 갑질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나머지 3가지 사유(무단결근, 괴롭힘, 법인카드 유용)는 사실로 인정했다.


그러나 "비위 정도에 비해 징계 양정이 과다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유 하나하나에 회사 책임이나 참작할 만한 억울한 사정이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무단결근 뒤에 숨은 상사의 폭행


A씨가 장기간 결근한 배경에는 상사인 전무의 폭행이 있었다. 전무는 A씨가 자신을 제대로 모시지 않았다며 뒤통수를 때리고 귀를 잡아당겨 벌금형(200만 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결근 원인이 상사로부터의 폭행, 원고의 퇴직 권유 등으로 심리적 압박을 받은 상황에서 이루어진 점"을 들며 "원인이 전적으로 A씨에게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소액이고, 회사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직원들의 돈을 갚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고 신체접촉 행위도 다소 가벼운 정도에 그쳤다"고 보았다.


법인카드 유용 역시 "상무가 골프연습 대금 결제를 명시적으로 허락하기도 하는 등 관행상 얼마간 허용되어 왔다고 볼 여지"가 있고, 회사가 매달 결제내역을 보고받으면서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회사 측 관리 부실을 함께 지적했다.


결국 1심과 2심 법원은 회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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