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든 아버지 막아선 아들, '존속상해' 맞고소…법원, 누구 손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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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든 아버지 막아선 아들, '존속상해' 맞고소…법원, 누구 손 들어줄까

2025. 09. 12 23:0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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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현장서 어머니 구하려다 피의자 된 20대 아들

법조계 '정당방위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머니를 지키려 했을 뿐인데, 아들은 아버지를 때린 '패륜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어머니를 폭행하고 흉기까지 든 아버지를 제압한 20대 아들이 되레 아버지로부터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앞두게 된 것이다. 어머니를 지키기 위한 필사적인 저항이 법의 심판대에 오르는 비극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둘 다 죽여버리겠다" 사시미칼 앞에 선 모자

사건은 지난 8월, 한 가정집 거실에서 벌어진 부모의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됐다. 아들 A씨가 싸움에 개입하자 격분한 아버지는 그에게 달려들었고, 이내 몸싸움으로 번졌다.


이를 말리던 어머니마저 아버지는 폭행했다.


분노한 A씨는 아버지를 넘어뜨리고 목을 졸라 제압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아버지는 안방에서 일식 사시미칼을 들고나와 "둘 다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치며 가족을 위협했다.


어머니가 가까스로 칼을 빼앗아 숨기면서 끔찍한 상황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광기는 멈추지 않았다. 그는 다시 어머니를 폭행했고, 이를 목격한 A씨는 아버지를 침대에 넘어뜨린 뒤 추가적인 난동을 막기 위해 일어나지 못하게 제지했다. 궁지에 몰린 아버지는 옆에 있던 의자를 들어 A씨의 머리를 겨냥하기까지 했다.


잠시 후, 아버지는 스스로 경찰에 "아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신고했다. A씨는 아버지가 경찰 출동 직전, 멀쩡한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발까지 쓴 뒤 갑자기 배를 움켜쥐고 현관 앞에 누워 아픈 척 연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아들은 '특수협박' 고소, 아버지는 '존속상해' 맞고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어머니의 피해 진술을 토대로 아버지를 특수협박 혐의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위험한 물건(일식 사시미칼)을 휴대해 협박하는 특수협박죄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아버지 사건은 검찰로 송치됐다.


그러나 한 달 뒤, A씨는 아버지가 자신을 '존속상해' 혐의로 맞고소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경찰로부터 통보받았다. 존속상해죄는 부모 등 직계존속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범죄다. 이는 일반 상해죄보다 훨씬 무겁게 처벌되는데, 법이 그 행위에 '패륜'이라는 무거운 사회적 비난을 더하기 때문이다.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다.


'정당방위' 인정될까…법조계의 시선은

법조계에서는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형법 제21조는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아버지가 칼을 들고 생명을 위협하고 어머니를 반복적으로 폭행한 것은 명백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이며, 이를 막기 위한 아들의 물리력 행사는 어머니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위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아버지가 의자로 아들의 머리를 겨냥한 행위는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이에 대한 저항은 정당방위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패륜아' 오명 벗으려면…'이것'이 관건

결국 A씨가 존속상해 혐의를 벗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위가 공격이 아닌 '방어'였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경찰 조사 단계부터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아버지가 먼저 폭행과 협박을 시작했다는 점 ▲자신의 행위는 이를 제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점 ▲아버지가 경찰 출동 직전 아픈 척 연기하며 상황을 조작하려 한 정황 등을 구체적이고 논리적으로 진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의 유일한 목격자인 어머니의 진술과 경찰의 초동 조치 기록은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가장 강력한 객관적 증거가 될 전망이다.


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벌어진 비극이 법의 심판대에 오른 가운데, 법원이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그 첫 단추가 될 경찰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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