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 저격' 공익제보 나섰다가…되레 형사처벌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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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 저격' 공익제보 나섰다가…되레 형사처벌 위기

2026. 02. 05 15:3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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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에 발목 잡힌 역고소, 신상 노출 책임은 '눈덩이'

공익 목적으로 사기 의심 회원을 고발하려던 네티즌이 신상 노출로 명예훼손 등 역고소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카페에서 '사기꾼'으로 의심되는 회원을 고발하며 공익제보에 나섰던 네티즌. 그러나 상대의 욕설에 맞서려던 '역고소'는 피해자 특정이 안 된다는 벽에 부딪혔고, 되레 상대 신상을 노출한 책임만 떠안게 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감정적 맞대응은 금물"이라며, 방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공익 위한 폭로…상대 신상 노출이 부메랑 됐다


사건은 한 네이버 카페에서 시작됐다. A씨는 여러 정황상 '100% 사기꾼'으로 확신하는 회원이 나타나자, 다른 회원들의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나섰다. 그는 해당 회원을 '사기꾼'이라고 공개적으로 지칭하며 여러 개의 게시물과 댓글을 작성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거친 욕설을 주고받으며 감정싸움으로 번졌다. 문제는 A씨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려다 선을 넘었다는 점이다. 그는 상대방이 거래를 위해 직접 올렸던 핸드폰 번호와 카카오톡 아이디, 프로필 사진 등이 포함된 게시물 캡처본을 그대로 자신의 '저격글'에 첨부했다. 불특정 다수에게 타인의 개인정보를 노출한 이 행위는 결국 A씨의 발목을 잡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당신은 특정 불가"…역고소 길 막은 '익명성'의 벽


자신 역시 욕설을 들은 A씨는 억울한 마음에 상대방을 모욕죄로 고소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가 마주한 것은 법의 냉정한 벽이었다. A씨는 상담글을 통해 "제 닉네임은 저의 개인정보가 담겨있지 않고 즉,제가 특정이 안 되어서 고소조차 안 된다는 경찰서 답변을 받았습니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온라인에서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표현이 현실의 '누구'를 지칭하는지 제3자가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피해자 특정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익명 닉네임으로 활동한 A씨는 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반면, 신상이 노출된 상대방은 특정성이 명백하게 성립하는 상황.


결국 A씨는 역고소는커녕, 오히려 명예훼손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피소될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들 "역고소 실익 없어…방어 전략 세울 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상황이 법적으로 매우 불리하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A씨가 특정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상대방의 욕설에 대한 역고소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재 설명하신 사정만 놓고 보면 상대방에 대한 역고소는 현실적으로 성립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입니다"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A씨의 행위가 가진 법적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법무법인 선린 류종민 변호사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 예방이라는 취지는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으나, ① 표현이 사실 적시에 기반했는지 ② ‘사기 의심’ 수준을 넘는 단정적 표현인지 ③ 개인정보 노출이 불가피했는지를 종합적으로 봅니다"라며 공익 목적 주장이 만능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결국 변호사들의 조언은 감정적인 맞대응을 멈추고, 본인에 대한 방어 전략을 치밀하게 세워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법무법인(유한) 안팍 오정석 변호사는 "현시점에서 가장 현명한 대응은 상대방과의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욕설이나 비방의 '쌍방 과실' 정황을 상세히 정리하는 것입니다"라며, "또한 사기꾼으로 확신할만한 객관적인 근거자료를 확보하여 '비방의 목적'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였음을 법리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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