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한 달 만에 '묻지마 살인미수'... 13kg 항아리로 무자비한 폭행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출소 한 달 만에 '묻지마 살인미수'... 13kg 항아리로 무자비한 폭행

2025. 12. 04 12:5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출소 1개월 만에 또다시 묻지마 범행

법원 "목 조름 멈춘 시점, 살해 의도 입증" 징역 20년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025년 2월, 상습폭행죄로 3년의 수형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온 A씨. 그는 과거 20여 차례의 연쇄 강도 및 강간 범행으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던 강력범죄 전력자였다. 사회에 복귀한 지 불과 한 달 만인 3월 3일, 그는 다시금 끔찍한 범행의 중심에 섰다.


제주시의 한 주점, 대낮인 오후 1시 34분경이었다. 커터칼과 목장갑을 챙겨 든 A씨는 영업 전 청소를 하고 있던 50대 여성 C씨와 마주쳤다.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A씨는 "술을 달라"거나 "화장실을 쓰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영업시간 전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단지 그뿐이었다. 거절당해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격분한 A씨는 화장실로 피하는 C씨를 뒤따라가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피해자가 "CCTV가 있다"며 저항하고 기어서 도망치려 했지만, A씨는 피해자의 등 위에 올라타 후두부를 14회 이상 내리쳤다.


폭행은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도 계속됐다. A씨는 피해자의 머리채를 잡고 좌변기 모서리에 수차례 내리찍고 물에 담그려 했다. 급기야 화장실 구석에 있던 무게 13.25kg의 옹기 항아리를 양손으로 들어 피해자의 머리를 향해 내려쳤다. 항아리가 산산조각이 나고 바닥이 피로 물들었지만, A씨는 멈추지 않고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축 늘어지자 A씨는 그제야 손을 뗐다.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착각한 그는 119에 신고하거나 구호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끼고 있던 목장갑을 벗어두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피해자 C씨는 안와천장 골절, 두개골 골절 등 치명적인 상해를 입었으나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죽일 마음 없었다"는 피고인 vs "사망 예견했다"는 법원

재판의 핵심 쟁점은 '살인의 고의' 여부였다. 검찰은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으나, A씨 측은 "상해를 가할 의도였을 뿐, 살해하려는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고, 우발적인 다툼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임재남)는 A씨의 주장을 일축하며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2025고합77).


재판부는 A씨가 '살인의 고의'를 부인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로 '공격의 중단 시점'을 지목했다. A씨는 무려 13kg에 달하는 항아리가 깨질 정도로 머리를 가격한 후에도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의식을 잃고 더 이상 반항하지 않을 때까지 목을 조르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며 "이는 피해자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때까지 공격을 반복하려 했음을 보여준다"고 판시했다.


미필적 고의의 인정, "죽어도 어쩔 수 없다"는 내심

법적인 관점에서 살인의 고의는 반드시 계획적이거나 확정적인 살해 욕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행위로 인해 타인이 사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살인죄는 성립한다.


재판부는 범행 도구의 위험성과 범행 후 정황에 주목했다. 187cm, 90kg의 거구인 A씨가 왜소한 피해자를 상대로 흉기에 가까운 옹기 항아리를 사용한 점, 피해자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음에도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점은 "피해자가 사망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을 가졌음을 방증한다고 보았다.


특히 A씨가 현장을 떠난 이유가 "피해자가 사망한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라는 사실관계는 역설적으로 그가 사망의 결과를 의도했거나 예견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되었다.


재범 위험성 '높음'... 사회 격리 불가피

양형에 있어 재판부는 A씨의 높은 재범 위험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한국형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 평가 결과 A씨는 총점 17점으로 재범 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다.


과거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연쇄 강도강간 전력, 교도소 내에서의 교도관 폭행, 그리고 출소 한 달 만에 벌어진 이번 묻지마 범행까지. 재판부는 "피고인은 준수사항 위반과 동종 범행 반복 등 충동적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는 영구적인 안면부 신경 손상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데, 피고인을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참고] 제주지방법원 2025고합77 판결문 (2025. 8. 28. 선고)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