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이 던진 음료수 캔에 맞았지만, 경찰은 '유리병' 정도 돼야 특수상해라는데…
취객이 던진 음료수 캔에 맞았지만, 경찰은 '유리병' 정도 돼야 특수상해라는데…
변호사들 "음료수 든 캔 던졌다면? 특수상해죄 여지 충분"

"유리병 정도는 돼야죠. 음료수 캔은 애매해요." 취객이 던진 음료수 캔에 얼굴을 맞아 다친 A씨. 상대방을 특수상해로 고소하려 경찰서를 찾았는데 수사관이 건넨 이 말에 당황하고 말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퇴근 후 길을 걷다가, 한 취객이 던진 음료수 캔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다. 얼굴을 정조준한 탓에 이마가 찢어졌고, 열 바늘 가까이 꿰맸다. 가볍긴 했지만 뇌진탕 증세로 한동안 고생하기도 했다.
A씨는 문제의 취객을 특수상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런데 이 사건을 검토한 수사관은 "상해죄만 적용될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유리병 정도는 돼야죠. 음료수 캔은 애매해요."
비교적 가벼운 음료수 캔 정도는 '위험한 물건'으로 보기 어려워 특수상해죄를 물을 수 없다는 취지였다. A씨가 이러한 수사관의 조언이 사실인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우리 형법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사람의 신체에 상해를 가했을 경우 특수상해죄로 처벌한다. 이때 법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이란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칼이나 총과 같이 이견이 없는 위험한 물건도 있지만, A씨 사례처럼 음료수 캔도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공동법률사무소 로진의 최광희 변호사는 "따지 않아 내용물이 그대로 든 캔이라면 그 무게가 상당하다"며 "이를 얼굴 부위를 겨냥해 던졌다면 충분히 특수상해죄를 적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광희 변호사는 "어떤 물건인지도 중요하지만, 행위의 형태가 어떠하냐에 따라 위험한 물건인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대법원 판례도 이러한 판단을 뒷받침한다. 대법원은 "사회통념 상 그 물건을 사용하면 상대방이나 제3자가 살상의 위험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인정되는 물건인가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기준을 정한 바 있다. 얼굴을 향해 음료수 캔이 날아들면 누구라도 위험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건 당시 상황을 고려해볼 때 음료수 캔도 특수상해죄를 구성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거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 의견이었다.
이처럼 특수상해죄가 인정되면 일반 상해죄보다 처벌 수위가 높아진다. 형법상 상해의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지만(제257조 제1항),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한다(형법 제258조의2 제1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