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 패드립에 '성적 욕설' 맞대응…성범죄자 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게임 중 패드립에 '성적 욕설' 맞대응…성범죄자 될까?

2026. 06. 04 15:3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상대 도발에 홧김에 보낸 욕설 한 줄

통매음 처벌 경계선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게임 중 쏟아진 모욕에 격분해 1:1 채팅으로 상대방의 성기에 폭죽을 넣고 터뜨리겠다는 취지의 욕설을 보낸 한마디가 성범죄 수사의 도화선이 됐다.


상대방의 선행 도발은 숨겨진 채 고소당한 A씨의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거리다.


과연 순간의 분노 표출도 ‘성적 욕망’으로 해석되어 성범죄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의 냉철한 분석을 통해 그 위태로운 경계선을 짚어본다.


"고아냐?" 수십 차례 패드립...결국 터져버린 분노

사건은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시작됐다.


A씨는 게임 도중 같은 팀원 B씨로부터 "고아냐?", "엄마 없냐?" 등 입에 담기 힘든 '패드립(패륜적 드립의 준말)'을 공개 채팅으로 수십 차례 들어야 했다.


다른 모든 게임 참여자가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A씨는 일절 대응하지 않고 게임을 마쳤다.


하지만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게임이 끝난 후, A씨를 도발했던 B씨가 먼저 친구 추가를 요청해왔다.


결국 감정을 참지 못한 A씨는 1:1 채팅창에 상대방의 성기에 폭죽을 넣고 터뜨리겠다는 욕설을 보낸 뒤 즉시 친구를 삭제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다.


A씨는 최근 경찰로부터 '통신매체이용음란죄'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B씨가 자신의 선행 패드립은 전부 숨긴 채, A씨가 보낸 1:1 채팅 내용만으로 고소한 것이다.


'성적 욕망' 목적이 핵심 쟁점…"경위 소명이 관건"

법률 전문가들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성립하려면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A씨의 발언이 성적 목적이 아닌, 상대의 모욕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단순한 분노 표출이나 혐오감 유발은 통매음으로 처벌하지 않는 추세"라며 "상대방이 게임 내에서 수십 차례 모욕을 준 선행 범죄가 명백하고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일회성으로 이루어진 감정적 보복이라는 점을 입증한다면 선처 처분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클로저 법률사무소 이태준 변호사 역시 발언의 경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태준 변호사는 성적 수치심을 주려는 목적이 아니라 반복된 패드립에 대한 감정적 대응 과정에서 나온 욕설이었다는 취지로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상대의 선행 패드립 ▲A씨의 무대응 ▲상대가 먼저 친구 추가를 한 점 ▲1회성 발언 등을 유리한 정황으로 꼽았다.


그러나 "표현 수위 높아"…'성적 비하' 판례가 변수

다만, A씨의 발언 수위가 매우 높아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글'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대법원은 분노감과 결합되어 있더라도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는 등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써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도 포함"된다고 판시한 바 있어(대법원 2022도10688 판결), 검찰이 이를 근거로 기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률사무소 지헌의 임대환 변호사는 해당 문구의 수위가 높아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 요건은 문제 소지가 크지만, 일회성 발언인 점, 성적 대화 맥락이 없다는 점, 즉시 차단한 점, 상대의 선행 패드립에 대한 감정적 대응이라는 점 등은 성적 욕망 목적을 부인하는 데 유리한 사정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비슷한 사건이라도 발언의 경위와 맥락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진술하고 입증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 있는 아슬아슬한 상황인 셈이다.


'선행 도발' 증거 제출하고, '맞고소'도 방법

전문가들은 A씨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로 '증거 확보 및 제출'을 꼽았다.


상대방의 선행 패드립이 담긴 게임 채팅 캡처 자료는 A씨의 발언 동기가 '성적 욕망'이 아닌 '분노'였음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


박성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자신의 불법행위를 전면 은폐하고 고소한 정황을 지적하여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상대방 B씨의 공개 채팅 욕설에 대해 '모욕죄'로 맞고소하는 것도 대응 전략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한강의 고용준 변호사는 "상대방이 공개 채팅에서 먼저 수차례 패드립을 했다는 점이 행위를 정당화하는 사유는 아니지만 수사기관이 사건 경위를 파악할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발언의 동기가 성적 목적이 아닌 감정적 대응이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하며, 필요하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법리적으로 무혐의를 다퉈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